인생은 산과 같아서,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된다.

by 혁꾸

가끔씩 듣는 인생을 빗대는 표현 중 하나다. 인생은 산과 같다. 꽤나 마음에 와 닿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산을 한 번 올라가 보도록 하겠다.


우리는 어떤 산을 오를 것인가.


우리는 어떤 산을 오를 것인가. 기분 좋은 등산을 위해서는 나의 수준에 맞는 산을 골라야 한다. 나의 체력과, 능력, 재능, 잠재성 등 여러 가지를 따져 봤을 때,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정점에 올라설 수 있는 산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산을 고를 수도 있다. 집 앞에 우뚝 솟은 이름 없는 언덕 느낌의 산을 너무나도 쉽게 오를 수도, 처음이지만 나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한라산을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떤 누구도 그 선택을 말릴 수는 없지만, 처음부터 아주 높은 산을 올랐다가는 발을 헛디뎌 떨어지거나, 조난당하거나, 어마어마한 암벽을 만나게 되어 낙심하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아마, 우리는 산의 높이와, 경사, 등산하는 사람들의 경력을 조사해서 어느 정도 해볼 만한 산을 처음으로 고르게 될 것이다.



산을 오르기 위한 준비


자, 이제 산을 선택했으면 산에 올라갈 준비를 해야 한다. 조금 더 쉽게 산을 오르고 싶다면 몇 가지의 등산용품을 구매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산악 장비에는 기본적으로 등산복, 등산화, 등산 장갑, 등산 스틱 등이 있다. 확실히 등산 용품을 구매하는 것은 산의 위협으로부터 조금 더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 외에도 기본적인 선크림, 선글라스, 모자 등의 물품들과 가벼운 배낭 속 간식과 물, 조난용 호루라기, 나침반까지 있다면, 산에서 조난을 당하더라도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텨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필수품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돈이 없다면 어쩔 수 없다. 나에게 있는 건 가벼운 러닝화 한 켤레다. 자, 조심해서 잘 올라가 보자.



등산로의 입구까지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산의 입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어느 정도 높이가 있는 산의 주변 지형은, 산의 연장선이다. 말 그대로 산의 입구까지도, 경사가 꽤나 심하다. 그냥 나무 없는 산이라고 볼 수 있다. 주택 사이사이로 나있는 이 경사진 언덕길을 헐떡거리며 오르고 나서야 우리는 산의 입구에 올라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산의 입구 앞에 서면 산에게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등산 자격증] 나는 990점 만점에 700점으로 통과다.



이제 산에 오르는 일만 남았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의 입구부터 사람들이 북적인다. 적당한 경사와 높이의 산은 꽤나 만만하기도 하기 때문에 오르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다. 모두 제 각각의 방법으로 산을 오른다. 온갖 장비들과 함께 많은 등산 경력이 있는 전문가에게 등산을 배우며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 등산 스터디처럼 여러 명이서 함께 모여 하하호호 웃고 떠들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시원한 공기에 취하며 혼자 묵묵히 산을 오르는 사람. 전문가에게 이것저것 가르침을 받으며 오르는 사람은 어찌나 빠른지, 벌써 저만큼 앞서 가있다. 어떻게 저렇게 쉽게 산을 오르는지, 전문가라서 그런지 노하우가 장난이 아닌 듯싶다. 옆에 등산 스터디 학생들은 웃고 떠드느라 힘든지도 모르는 것 같다. 서로서로 잡아주며 가는 모습들이 보기 좋긴 하다. 아이고, 나는 아직 산의 중턱도 밟지 못했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하지만, 이왕 시작하기로 한 거, 정상까지 열심히 올라야 한다.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열심히 산을 오르다 보니 가끔가다 완만한 경사를 가진 길도 만날 수 있었다. 시원한 공기에 정신이 맑아진다. 아직 반도 올라오지 않았는데, 작은 바위에 오르면 보이는 탁 트인 도심의 풍경이 아주 아름답다. 사람들은 작은 개미가 되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참, 계속 산을 오르다가 보니, 등산 스터디 친구들도 조금 흩어진 것 같았다. 선발대가 생겼고, 낙오자가 생겼다. 옆을 지나가면서 슬쩍 보니 꽤나 힘들어 보인다. 자신에게 조금 무리한 산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도와주고 싶지만, 나는 나도 내 갈길이 바쁘다.



산의 중턱을 넘어가면서


열심히 오르다 보니 꽤 많이 올라온 듯싶다. 어느새 갈림길에는 산의 정상이라고 쓰여있는 이정표가 꽂혀있다. 중턱까지 왔으니 잠깐 쉬어갈까 싶다. 도심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바위에 앉아 물을 한 모금 마시며 휴식을 즐겼다. 어느새 내가 지나쳤 왔던 사람들이 내 옆을 쓱 지나 정상으로 향한다. 엄청 열심히 올라와서 거리 차이가 많이 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너무 오래 쉰 것 같으니, 얼른 출발하도록 해야겠다. 앉아있던 바위에서 일어나 출발할까 하는데, 갑자기 다리에 힘이 쫙 풀린다. 너무 쉬어서 그런가, 다리에 긴장이 다 풀려 버렸다. 다음부터는 쉬는 시간을 적당히 가지도록 해야겠다. 쉬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니, 처음보다 더 힘든 느낌이다. 이래서 뭐든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좋다는 거구나.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에 다시 힘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부터 정상까지는 한 번에 간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도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사람들이 우글우글 거리는 곳에 가보니, 산의 이름이 쓰인 비석과 함께 인증샷을 찍기 위해 몰려 있었던 것이었다. 정상에 올라왔다면 당연히 인증샷은 필수다. 나도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기다란 줄을 기다렸다. 한 명씩 한 명씩 뒷사람에게 인증샷을 부탁하는 시스템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찰칵" 이 사진은 오늘 인스타그램의 대문 사진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등산신입. 산 밑의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정상 한쪽 모퉁이에 앉아, 점점 떨어져 가는 해와 노을이 져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겼다. 정상의 여유를 만끽했다.



슬슬 내려가 볼까.


오랜 시간 힘들게 올라왔으니, 이제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올라가는 것에 비해 내려가는 것은 아주 쉬워 보인다. 그리고 내려가기 시작함과 동시에 나는 서서히 깨달았다. 내려가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우, 내려가는 것도 꽤 만만치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약 10분을 더 산을 내려가면서 '와, 올라가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은데?' 하고 생각했다. 사실 산의 진정한 시험은 내리막이다. 다리에 힘도 빠졌겠다, 정신도 지쳤겠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은 아주 고통스럽다. 아주 힘들게 정상에 올라섰었지만, 더 힘들게 내리막을 내려간다. 힘이 빠진 상태로 내려가는 것은 아주 위험하기 때문에 한발 한발 더 정신을 집중해서 내려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산의 출구에 다다라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드디어, 이제 우리도 경력자가 된 것이다.




등산을 마치고


이것이 인생이다. 우리 인생은 사실 오르막이던 내리막이던 힘들긴 마찬가지다. 우리가 편하게 쉴 수 있을 때는 발걸음을 멈춰 섰을 때뿐이다.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편안함을 느꼈을 때는 우리가 멈춰있었을 때뿐일 것이다. 멈추지 않는 인생은, 힘든 순간들을 되풀이되며 돌아가는 물레방아와 같다. 인생이 힘들다면, 멈춰 서라. 멈춰 서서 휴식을 즐겨야 다시 올라갈 힘도 생기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너무 오래 쉬지는 마시길. 풀려버린 근육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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