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세상에 집처럼 편안한 곳이 또 없다. 혼란스러운 삶과의 투쟁에 지쳐버린 몸을 쉬게 해주는 곳, 안정감이 느껴지는 안락한 장소다. 우리는 녹은 인절미처럼 침대에 깊숙이 녹아든다.
편안함. 내 삶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감정 혹은 상태다. 내가 가지고 싶은 모습이기도, 걸어가고 싶은 길이기도 하다.
나는 편안함만을 느끼고 싶다.
푹신한 침대와 나를 감싸는 부드러운 이불의 촉감,
바람이 슬그머니 내게로 밀어다 주는 잔잔한 파도 소리,
조용한 카페에 흘러나오는 클래식 혹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여주는 낭만적인 감성의 리드미컬한 음악,
내 눈동자의 깊은 곳까지 초록빛으로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산과 숲,
어두운 밤 하늘을 반짝거리게 수놓는 작은 별들까지.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편안한 것들만을 느끼고 싶다.
나는 편안한 길만 걷고 싶다.
일도 편안한 일만 하고 싶다. 내가 편안하면 남이 불편하다는 걸 알지만, 가끔씩은 그러고 싶다.
편안한 친구만 만나고 싶다. 아무 말 안 해도 어색하지 않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친구만 만나고 싶다. 그런 친구를 만들고 싶다.
어머니께 괜히 투정 부리고 싶다. 항상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시는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 하는 걸 알면서도, 가끔씩은 아직 어린아이처럼 떼쓰고 투정 부리고 싶다.
나는 편안함을 가진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가까운 이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편안한 기운에 누군가가 고된 삶을 잠시 내려놓고 웃으며 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의 고민과 한탄을 들어주는 건 꽤나 힘든 일이지만, 가까운 이들에게 쏟는 에너지는 아까워하지 않고 싶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 침대처럼 편안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