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by 혁꾸

십이월


나에게 십이월은

가장 행복하면서도 후회스러운 한 달이고,

지나간 날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회고의 시간이며,

선택과 행동에 대한 결과를 느끼는 배움의 시간이다.


언젠가부터 십이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일 년이라는 삶을 평가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 자신을 평가할 때, 사실 잘했던 일들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당장 나에게 일 년간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을 꼽아보라고 묻는다면, 열 손가락을 채우기 힘들 만큼 선행이라고 말할 만한 것들이 없다. 하지만 실수했던 경험을 떠올리자면 손가락에 발가락을 더해도 모자랄 판이다.


나의 지나온 모습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선행이라고 말할 만한 것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들이었고, 실수라고 말하는 것들 또한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들이었다.


아마 누군가 옆에서 내 모습을 보고 있었다면.

어색함이 묻어나는 착한 행동을 하는 나를 보며 “오, 사람 됐네”라며 칭찬했을 테고,

실수로 인해 비바람을 맞고 있는 나에겐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라며 위로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람이 사람했다.”

올해 마지막 열두 번째 발자국을 내디디며 뒤돌아본 결과, 나는 그냥 사람처럼 살았구나 싶다. 그럼에도 맞이할 앞으로의 삶에 나는 익숙해지지 못해 다시 몸서리치겠지만, 내가 전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으려 애써야겠다.


이미지 출처

[ Kelly Sikkema, @kellysikke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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