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짓기, 목차 구성하기

5화 관심 있는 분야의 책, 제목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by 바람

첫 시간에 주제 잡기를 할 때, 이미 출판된 학생 작품(책)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되도록 많이 보여주었다. 특별히 제목을 강조했고 제목과 연결된 목차의 구성을 번갈아 보여주며 주제-책제목-목자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확인하게 했다. 마치 큰 나무에서 굵은 줄기를 뻗고 더 가는 가지가 나오는 것처럼.


불특정 다수, 수준과 생각의 깊이가 다른 학생들이 모여 글을 쓰는 수업이라서 주제를 하나로 모으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여러 주제가 섞이게 되면 자칫 문집처럼 보일 수 있다. 때문에 책과 문집이 어떻게 다른 지도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1년의 기록', '우리들의 이야기', '14살의 가을' 등의 제목으로 나온 책은 이번에 책 쓰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같은 타학교 학생들의 책 제목이었다. 그러나 책이라는 이름을 갖기엔 수록된 글의 내용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수록된 내용을 확인하니 역시 그랬다. 교사가 그때그때 주제를 제시하고 쓴 짧은 글의 모음과 앙케트라고 하기엔 애매한 설문 결과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오히려 학급문집의 이름으로 나왔다면 더 적합해 보였다. 학생들에게 책과 문집을 번갈아 보여주며 스스로 설명하게 했다. 차이를 비교해서 말할 수 있도록. 학생들은 제목과 목차 구성, 글의 내용이 동떨어진 거, 글이 아닌 다양한 형식과 성이 섞인 것을 정확히 얘기하기도 했다.


그럼 책의 제목은 어때야 할까?

기존에 나온 책 중, '서평 쓰는 중딩', '열다섯이 엄마에게', 'Girl Feminism, 걸 페미니즘', '생활 수학 이야기' 등, 책을 읽어보지 않고도 글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제목라서다.


포털의 기사만 봐도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알 수 있다.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제목, 클릭수를 유도하는 제목은 많은 독자를 유입한다. 기사의 조회수가 제목에 달린 것처럼, 책의 판매에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제목 짓기에 대해 시간을 충분히 들일수록 화제를 모을 수 있고 책의 홍보에 효과적이다.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제목 짓기는 중요하다.


그러나 내용과 동떨어진 제목은 엉터리 기사로, 낚시성 기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책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책의 제목은 최대한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내야 하며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거나 궁금증을 갖게 하는 제목이 필요하다. 그런 제목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제목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면 학생들은 막상 글은 시작도 하지 않고 제목부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동안 잡은 주제와는 동떨어진 제목을 짓기도 한다. 이때, 내용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제목을 강조해야 한다. 더불어 목차와 글의 내용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제목, 목차, 글은 서로 한 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도록 주지 시킨다.


제목을 짓고 난 다음 글의 장르에 따라 목차를 연결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소설을 쓰는 학생이라면 6하 원칙 중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인물을 가지고 목차를 구성하거나, 장소를 가지고 목차를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 추리 소설이라면 각각의 사건을 가지고 목차를 구성해도 된다.


제시 형태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범주형 : 묶어질 만한 공통점 (분류형/분석형)
추보형 : 시간 순으로 제시되는 경우
단계형 : 발전해 나가는 양상을 보여줄 때
과정형 : 처음과 끝이라는 독립적으로 일정한 흐름을 맺은 것이 일정한 기준으로 다시 나뉠 때
복합형


표현 형식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언어형 : 단어형 / 어구형 / 문장형
이미지형 :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활용할 때
혼합형 : 텍스트와 이미지를 서로 어울리게
창조형 : 차례만의 특성과 미학을 살려


다음은 A학생이 쓴 <새로운 모습>이라는 소설의 목차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각각의 인물들의 생각, 관점, 행동, 오해 등을 관찰자의 시선에서 그리고 있다.

제1장 중 1 해린 / 제2장 중1 서호 / 제3장 중1 경록 / 제4장 중1 민지 / 제5장 자신을 알라


조규미의 소설 <가면생활자>의 목차 구성은 다음과 같다.

베타테스터 / 서명 없는 편지 / 변신 / 안티마스키드 / 정원에서 만난 사람 / 제안 / 새로운 친구들 / 또 한 명의 베타테스터 /...


소설이 아닌 생활글(수필)의 경우는 작은 글감을 하나의 주제로 모으는 작업에 어려움을 느낀다. 흩어진 작은 주제들을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고 그것을 포괄하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면 목차가 완성된다. 분류하고 묶는 작업이 잘 진행되면 목차 구성은 끝난다.


청소년 에세이 <나의 꿈, 나의 길>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나의 꿈, 나의 길 / 2부 나를 찾아가는 여행 / 3부 내 인생의 길잡이

각각의 목차에 따라 10명의 작가들의 글이 실려 있다.


책 쓰기 수업에 참여한 B학생이 쓴 에세이 <너를 위한 플레이리스트>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제1화 아침 / 제2화 / 아침에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 제3화 밤 / 제4화 밤에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깔끔해서 학생이 쓴 분량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집의 목차는 각 파트의 대표 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공주북중학교 학생들이 쓴 시집 <날아라 솜털우산>의 목차다. 학교에서 의도해서 시집을 구성하고 학생들이 참여하게 하는 경우는 제목을 짓는 것도 목차를 구성하는 것도 비교적 수월한 것 같다.

1부는 사랑과 우정에 대하여, 2부는 인간과 환경, 자연과 생태 등을 주제로, 3부는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를, 4부는 가족관계에 대한 내용을 엮었다고 한다. 각각의 파트에서 대표적인 시 작품을 목차의 제목으로 세웠다.

1부 처음 만난 사랑 / 2부 방울토마토가 익었다 / 3부 답답해도, 달라도 좋아 / 4부 엄마의 불똥


다음은 이번 책 쓰기에 참여한 C학생의 시집 <달의 마음>의 목차 구성이다.

1월 해오름달 / 2월_시샘달 / 3월_물오름달 / 4월_잎새달 / 5월_푸른 달 / 6월_누리달 /...

각각의 달에 어울리는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삽입했다.


수업에서는 기존에 출간된 책, 소설이나 에세이, 시집 등의 책을 가지고 목차 구성 방법에 대해 얘기했다. 구체적인 실물로 보여주니 본인이 쓰고자 하는 글에 대입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했던 것 같다.


의외로 소설을 쓰겠다는 학생이 몇 있었고 소설의 목차를 여러 가지 보여준 것도 꽤 유용했다. 또한 수필을 쓰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는 수필의 목차 구성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학교 생활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쓰려고 시도하는 학생이 많았고, 특히 친구 관계에서의 일들을 글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때 등하굣길, 수업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 수업, 특별 활동 등으로 상황을 구분해서 글을 쓰는 방법도 있다고 제시했다.


많이 얘기하고, 보여주고, 천천히 풀어 설명해 주면 아이들은 대체로 잘 따라온다. 특히 중요한 것은 모두에게 전달할 때는 주의를 집중시키고 잘 들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전달한 내용은 꼭 노트에 메모하게 한다.(그래야 나중에 못 들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용 전달 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효과음(박수, 음악 등)을 넣으면 좋다.


다양한 책을 살펴보기에는 도서관에서의 활동이 좋다. 도서관에서 수업할 때는 선택과 집중 시간을 잘 조정해야 한다. 45분 수업의 경우 20분 자유롭게 찾아보기, 5분 정리, 20분 교사가 설명하기 등.

각자 책을 살펴보게 할 경우, 수업의 집중도는 당연히 떨어지고 다른 것(만화, 친구들과의 대화)에 관심을 쏟는 학생이 있으니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책 표지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독후감'"
"제목은 집의 창문 같다."
(https://omn.kr/25u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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