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질문으로 글쓰기
모든 글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질문'이다. 모든 글(대화)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세상을 향한 질문이 없는 사람은 글(대화)을 쓸(할) 수 없다. 그저 다른 이들의 생각을 수용하고 잘 순응하는 사람이라도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질문은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책(글) 쓰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은 어떤 것이 궁금할까?
'사람들은 왜 책을 읽을까?'
'책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을까?'
책을 잘 읽는 학생이라면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을 왜 읽었는지 어떤 점이 좋았는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글로 정리해서 소개하면 자신만의 서평이 완성된다.
'사람들(나)은 무엇이 궁금할까?'
세상의 모든 지식이 인터넷에 있다고 하지만 궁금한 단 하나의 질문을 찾고, 그것을 향해 꾸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의문이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찾는 과정조차 번거롭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마침 궁금해하는 딱 그것에 대해 소개한 책이 눈앞에 있다면 어떨까? 대부분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 책을 선택하고 읽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의 궁금증에 대해 깊이 고민할수록 대중이 원하는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다.
'가치 있는 삶은 어떤 삶일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우리의 삶은 가치가 있는 걸까?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세상에 도움이 된다면, 또는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삶은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만약, 지향점이 없어도 그냥 그대로의 '나'로 만족하며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그런 삶도 중요한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오롯이 '나'로 '만족'하며 살고 싶다는 것, 얼마나 위대한 목표인가? 따라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의 방향성도 당연히 나오게 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학생다운 것일까?'
'공부를 잘하면 학생다운 것일까?'
학생들 가운데 '학생다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지 않는 학생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학생답다'는 틀, 범주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하고 그 틀에 속할 것인지 그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 것인지 선택하면 되는데, 우선은 학생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이 잡혀 있어야 한다. 스스로 언제 학생이라고 느끼는지, 그런 모습일 때 다른 이들, 예를 들어 부모님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생각해 본다면 학생다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공부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잘해야 학생답다고 생각한다면, 혹은 그렇게 살고 싶다면, 주어진 학업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러나 학생다움이 공부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면, 학습을 제외한 스스로의 모습과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답을 찾으면 된다.
학문적인 영역으로 돌아오면, 질문에 대한 답에 다가가는 과정이 곧 학문을 탐구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12년의 초, 중, 고 과정을 공부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는 국어의 수능 영역은 언어를 통한 사고 능력의 함양과 측정을 목표로 한다.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통한 사실적 독해, 추론적 독해, 비판적 독해, 창의적 독해는 각각 사실적 질문, 추론적 질문, 비판적 질문, 창의적 질문으로 연결된다.
이 네 영역의 질문에 문학작품의 감상이라는 감상적 질문을 포함하면 수능의 언어 영역이 되고 바로 수능 문제로 출제되는 것이다.
비단 수능만이 아니다. 좋은 질문은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바탕이 된다. 상대와의 간극을 좁혀주는 질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질문, 상대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질문,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는 질문 등은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한 인간관계에서 요구되는 자질이며 질문하는 사람을 멋지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질문만들기 활동
질문을 만들기 전에 질문의 기본에 대해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좋은 질문이란?
1. 토론자의 수준에 맞는 질문인가?
2. 책의 핵심과 연결되어 있는 질문인가?
3. 창의적인 질문인가?
4. 간결하고 쉬운 질문인가?
5. 깊이 있는 질문인가?
6. (기사의 내용을 발췌한다면) 발췌는 구체적인가?
7. 발췌문과 질문의 밀도가 높은가?
지난 시간과 마찬가지로 책 또는 신문(종합일간지)을 활용해서 질문 만들기 활동을 한다.
1. 가장 관심 있는, 재미있는 책의 챕터나 신문의 한 꼭지를 선택한다.
2. 챕터(신문의 기사)의 제목을 질문의 형식으로 바꾸어 본다.
3. 질문을 바탕으로 여러 친구들이 자유롭게 의견이 모아지는 과정을 거친다.
4.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교사가 중간중간 나온 이야기를 정리하며 넘어가는 것이 좋다.
→ 논의 과정이 끝난 후, 자신이 발표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논의된 여러 이야기를 바탕으로 생각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 여러 사람의 답이 모아지면 자신의 생각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제와 관련한 바른 가치관이 정립될 수 있다.
예시 -- 실제 기사 제목 :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허용 논란… 현장 목소리는? (2023. 11. 15. 연합뉴스)
→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 뭐가 문제일까?
→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계속해야 할까?
→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에 대한 본인(사람들)의 생각은?
→ 종이컵·플라스틱 빨대의 허용 논란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 종이컵·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현장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등등...
마지막으로 논의된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글을 써보게 한다. 아이들이 쉽게 쓸 수 있는 분량은 대략 열다섯 줄 내외면 적당하다. 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쓴 글 중에서 몇 편을 발표하고 다음 수업시간에 컴퓨터 화면으로 띄워놓고 읽어주면 자연스럽게 지난 수업의 점검이 되고 이번 차시의 동기유발로 이어진다.
글쓰기 주제가 주어졌을 때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질문을 하자. 이때 지도하는 이는 학생의 글쓰기 개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안 된다. 자칫 글 쓰는 사람의 생각과 전혀 다른 글을 쓰게 할 수도 있다. 도와주는 질문이란 생각의 방향을 잡아주는 질문이다. 관념적인 질문보다는 직접적인 질문이 좋다. 어려운 주제일수록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질문을 해보자. 눈에 보이는 것을 관찰해서 적을 수 있는 질문이 좋다.(전은경, 정지선, <질문으로 완성하는 청소년 글쓰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