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신문이나 책을 활용한 글쓰기 연습
책 쓰기는 글쓰기다. 아이들의 책을 완성하기 위한 기본 재료는 누가 뭐래도 아이들이 쓴 글이다. 교사가 아무리 잘 이끈다고 해도 학생이 글을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결과적으로 교사의 모든 역량은 아이들이 참여와 호응이 있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수업의 재미, 동기유발을 위해 인기 연예인 사진을 준비하고 모자이크 화면으로 처리해서 인물이 조금씩 드러나며 인물 맞추기 게임을 제안받은 적이 있다. 비슷한 종류의 수업자료로 몇 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아이들의 관심과 집중도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게 글쓰기와 상관이 있을까?
여기서,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 수업에 집중할 것인지, 아이들의 놀이 또는 재미를 위한 수업 구성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적당한 주제를 제시하고 그날그날 10줄 내외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한다면, 어렵지 않게 놀이 중심의 수업을 적절히 배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스스로 주제를 선택하고 작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글을 쓰고 싶은 학생이라면 수업에 실망할 수도 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학생들 중에서도 책 쓰기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을 보이는 친구들이 있다. 이들의 진지함을 배제하고 적당한 재미와 흥미를 위한 수업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정확히 잡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학교 교육과는 차이가 있다. 학교 교육이 평등을 지향하는, 부진한 학생까지 배려하는 수업이라면, 글쓰기 수업은 그렇게 해서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을 끌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서 가는 학생들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그들의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
일단 수업의 방향은 (나만의) 글(책) 쓰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재미를 위한 수업을 구성하는 시간에 글쓰기와 관련된 수업 자료를 최대한 많이 준비하기로 했다. 자료 준비에는 세 가지가 요소를 신경 썼다.
첫째, 지식이다. 글쓰기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제공할 것.
둘째, 재미다.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아이들이 잘 참여할 만한 활동을 넣었다. 글쓰기의 다양한 방법과 예시를 들어 눈높이를 조절한다.
셋째, 시간과 양의 조절이다. 집중력을 고려하여 짧지만 굵게. 부담이 없도록 할 것.
2차시에 걸쳐 주제 잡기와 '나' 소개하기를 끝냈다. 주제를 잡았지만 실은 주제 잡는 연습을 해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이후 아이들의 주제는 수시로 바뀔 것이고 그때마다 글의 방향을 따로 일러주어야 하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다음 단계인 본격적인 책 쓰기의 단계로 나가가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습관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편한 친구에게 말을 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습관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글쓰기 습관이 잡히게 되면, 일상에서 순간을 포착해 글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번뜩이는 인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순간순간의 희로애락이 개별적 체험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감정을 언어로 포착하고 글로 표현하는 훈련은 간단하지 않다. 꾸준한 노력과 반복된 연습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이의 글을 많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곧 독서의 중요성으로 연결된다. 간혹 독서가 선행되지 않은 학생일지라도 일단 세상의 무수히 많은 언어, 그것도 책으로 나온 정돈된 언어(텍스트가 아닌 단어)를 많이 보는 것만으로도 글쓰기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여기서 수업활동이 시작된다. 이 활동에는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요즘은 잘 안 읽지만) 종합일간지(신문)이나 잡지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글이 나오기 때문에 단어의 사용이 편중되지 않아 활동에 적합하다. 일간지나 잡지가 어렵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준비하도록 한다.
수업의 기본인 필기도구와 노트 준비하기.(수업 시작할 때 미리 안내한다.) 17차시의 기록을 누적하면 책쓰기 과정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준비물을 기억하고 준비하는 학생이 절반 정도면 훌륭한 참여도다. 필기도구와 A4용지, 일간지나 책을 가져오지 않은 나머지 학생들을 위한 준비는 교사가 해야 한다. 다행히 요즘 학교에는 각 교과 교실을 별도로 두고 있다. 국어과 교과 교실에는 기본적으로 많은 도서가 비치되어 있고, 비치된 도서를 활용하여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첫 번째 활동 :
1. 비치된 도서 중 자신이 쓰고 싶은 분야와 비슷한 책을 고르게 한다.
2. 책(또는 일간지)에서 마음에 드는 단어를 10개 찾기.
3. 10개의 단어를 쓰고 그 단어가 왜 마음에 드는지 한 문장으로 적게 한다.
4. 정확하게 잘 찾아내고 이유까지 적절히 적는다.
5. 교사가 한 음절 단어를 제시하고 그 음절이 들어간 단어 10개 찾기.
학생들에게 한 음절 단어를 선택하게 하고 찾는 활동을 진행해도 좋다.
제시된 단어가 들어간 낱말은 최소 5개 이상, 10개 정도 찾게 하면 적절하다.
단어의 조합, 합성어와 파생어 등 단어가 만들어지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다.
문장에 따른 단어의 쓰임을 확인할 수 있다.
6. 좀 더 확장해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찾기, 동작을 나타내는 단어 찾기, 학교와 관련된 단어 찾기,
가족과 관련된 단어 찾기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7. 칭찬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적절한 물질적 보상은 늘 옳다.
보상이 클수록 수업의 참여도가 향상된다.
두 번째 활동 :
1. 서술어 중심으로 책을 읽기.
2. 5쪽 정도의 분량(한 챕터)을 선택해서 읽도록 한다.
3. 많이 나오는 서술어 표현들을 정리하게 한다. 이른바 서술어 모으기 활동이다.
세 번째 활동 :
1.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 찾기.
2. 두 문장씩 짝을 짓고 문장의 주어를 바꾸기.
3. 주어가 바뀐 문장의 의미를 설명하기. 바뀐 문장이 어색하다면 서술어를 다르게 바꾸기.
책을 가지고 하는 활동은 학생들이 비교적 편하게 생각한다. 재미는 있지만, '문장', '단어', '음절', '서술어', '주어', '합성어', '파생어' 등의 용어는 정확하고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 중학생 정도의 수준에서도 용어를 절반 이상은 이해하지 못한다. 용어 설명은 길지 않고 깊지 않게,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