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불행이라는 단어로는 감당이 안 되는 일들이
내게로 기어코 들어와, 무방비의 나를
헤집고 흔들고 때리고
그렇게 나를 비틀거리게 했다.
이 무게를, 이 상황을,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 할 때
나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너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고개 숙여 무릎 꿇고 그만 너를 돌려보낼 수 있다면,
그만해달라고, 살려달라고,
수백 번 수천 번
사정없이 빌 수 있다.
나의 삶을 잡아 비틀어
도저히 정신을 바로 잡지 못하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때,
나는
아무도 들리지 않게 큰 소리를 지른다.
이제 그만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