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염없이 예뻐만 보인다
오늘 아침, 한 어머님이 내게 얘기했다. “나이 일흔이 넘어도 엄마가 보고 싶어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음을 지으며 내게 얘기했지만, 그 감정은 내 가슴 깊숙이까지 전해졌다. 웃음이 너무 썼다.
나는 어찌 대답해야 할지를 몰라서 “아 그래요?” 되물었다.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정말 고우셨다며 사진을 보여주셨다. 사진 속 할머니는 백발에 멋진 안경과 자켓을 입고 계셨는데 객관적으로 봐도 정말 고우신 멋쟁이 할머니였다. 그리고 내 눈엔 그런 엄마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어린 딸도 서있었다. 일흔이 넘었지만 내 눈엔 아직 어린 딸일 뿐이다.
그녀는 자신은 못생기고 뚱뚱하다며 말했지만, 내 눈에는 그대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나는 그녀를 빤히 보다가 “어머님도 예쁘세요”라며 조심스레 진심을 전했다. 그녀의 마음에는 멋쟁이 엄마가 가득했던 걸까. “엄마가 예쁘죠. 저희 어머니는 진짜 고왔어요” 라며 내 말에 부인했다.
그녀의 세상 속엔 그저 고우신 어머님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녀의 마음속에 어머니가 희미해질 때쯤이면 자신이 어머님과 똑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아니, 그녀는 아마 죽을 때까지 그 사실을 모를 것 같다. 이미 그녀의 마음속엔 오로지 하얗고 고우신 어머님뿐이었기 때문에.
그녀가 진정으로 아름다워질 수 있는 순간은 본인이 그랬듯 그녀의 딸의 마음속에 존재할 때이지 않을까.
누군가의 추억 속엔 잡티 없이 희고 고운 그대만 서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