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은 어떻게 써야 하나요

by 가을나무

삼십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속적으로 들은 질문 중의 하나이다. 이 질문을 끊임없이 들으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의문은 왜 이렇게 아이들은 독후감 쓰기를 힘들어할까 하는 생각과 초등학교 일학 년 아니 그 보다 훨씬 전인 유치원 시절부터, 한글을 배우고 책이라는 것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배우기 시작한 독후감을 고등학생이 되도록 이렇게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 정답은 또 쉽게 나왔다. 독후감 쓰기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독후감은 책을 읽고 줄거리를 요약하여 정리하고,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 느낌 가치관이 드러나게 쓰는 글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 그것은 잘 알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할 수 있냐고요? -

라는 답이 돌아온다.


즉 학생들은 독후감에 대한 단순 스킬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이것을 손쉽게 가르쳐 주기도 쉽게 배우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는 열심히 배워도 적용이 어렵기도 하다. 수학의 공식처럼 바로 대입하고 풀이를 익히면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혹은 그 이전부터 학원이나 문화센터 혹은 독후감 쓰는 법 같은 책을 통해서 독후감 쓰기 방법을 배운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독후감을 제대로 잘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독후감 쓰기는 짧은 시간에 능력을 탁월하게 키우기가 쉽지 않다. 물론 소수의 학생들은 흔히 말하는 타고난 능력으로 잘 쓰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이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학생들은 독후감 쓰기에서 자꾸만 조급함을 드러낸다. 수학은 숫자 세기에서 시작해서 사연산을 배우고 방정식을 배우고 부등식을 배우고 하면서 그 단계를 밟아가며 공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독후감 쓰기는 그저 책을 읽고 쓰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책 읽고 생각하고 요약하고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글 쓰는 행위를 빨리 하려고 하고 쉽게 하려고 한다. 수학은 사연산만 배우고 미적분은 풀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독서나 독후감은 그저 할 수 있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수학이 단계를 밟아가며 실력이 늘 듯이 독서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일 학년의 책 읽는 능력과 글 쓰는 수준은 매우 초보적이다. 그런 거기에서 꾸준히 읽게 되면 책 읽는 능력뿐 아니라 사고력이 같이 향상되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독서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독후감 쓰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사실 책을 읽고 그 능력을 키우는 연습은 그다지 하지 않는다. 국어문제를 어떻게 풀고 문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능 문제를 풀어야 한는지는 꾸준하게 배우는데 스스로 읽고 머릿속에 자신의 독서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일단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고, 또 읽을 시간도 없다. 책을 읽고 자신만의 생각을 잘 정리하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수행평가나 독감 쓰기를 위해서 독후감 쓰는 방법을 배우러 학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읽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배우는 독후감 쓰기는 의미가 없을뿐더러 잘못된 프레임을 갖게 되어 자신만의 독후감 쓰기를 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독후감 쓰기도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에 적절한 방법을 베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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