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자서전 쓰기란?
1. 나의 이야기다
우리는 여러 가지 글을 접하면서 살아간다. 그 글은 대부분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나 사건에 관한 것들이다. 혼자 읽고 쓰는 일기는 예외로 하고. 그런데 유일하게 자서전은 내 이야기를 다룬, 내가 주인공이 되는 글이다. 내가 직접 썼거나 대필을 했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자서전을 쓰는 것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 내 목소리를 내는 시간을 갖는 일이다.
내가 어떤 일을 겪고 무슨 생각을 했으며 누구와 함께 지냈는가, 하는 것들을 다 기억해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만이 아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 일은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오르지 않는가? 게다가 그 이야기는 내가 이 지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읽히고, 그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내가 겪은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그동안 깜빡 잊고 있었던 일이 뒤늦게 생각나기도 한다. 깊숙이 갇혔던 것들이 기억의 창고에서 빛을 발하며 반짝 떠오르는 순간 느끼는 희열이란…. 또한 자신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옛날 일을 반추해보는 경우가 많다. 가끔씩 떠올리며 그때로 되돌아가 그 기분을 느낀다. 그러다 잠시 머물렀던 생각을 그치고 현재로 돌아오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이제부터는- 자서전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은- 생각이 머무는 순간을 놓치지 말고 메모로 남겨두자. 훌륭한 글쓰기의 재료가 된다. 내 기억이 머무는 그곳을 절대로 놓치지 말자.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 그런 내가 살아온 발자취가 다시 한 번 나를 통과할 때, 내 이야기를 다룬 자서전이 이 세상에 탄생한다. 그럼으로써 나의 탄생 또한 새로운 가치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