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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현주 Sep 13. 2023

04 자기 치유의 길이다

4. 자기 치유의 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자신에 대한 만족이나 자랑스러움보다 후회나 자책, 열등감, 트라우마를 더 많이 갖게 마련이다. 그걸 꺼내보기가 두려워 가슴 밑바닥에 꾹꾹 눌러놓고서 모른 체하고 살아가다가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순간 얼마나 당혹스러운가? 그것 때문에 내 삶이 꼬였다는 생각과 함께 자책하는 일을 반복한다. 결국 자신을 미워하고 불신하기까지 한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믿고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신과의 불화 때문에 많은 문제를 겪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걸 모르고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다가 나이를 먹고 노년에 이른다. 그때서야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후회투성이다. 하지만 때늦은 후회란 결코 없다. 후회를 후회로 흘려보내지 않으면 남은 세월이라도 제대로 살아낼 수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서전 쓰기다.      

 나의 어떤 면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온 것인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동안 잘못된 결과를 오로지 내 탓이라고 믿었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전적으로 내 잘못만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럴 때 비로소 해방감을 맛본다. 또한 그 일이 전부 내 탓이라고 해도 나를 용서하도록 노력한다. 결코 쉽지 않겠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용서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한다.             

 나와의 화해가 이루어진다면 그동안 나를 지배했던 부정적인 나의 이미지를 비로소 지워버릴 수 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내게 대한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간다면 인생의 매듭을 훌륭하게 짓지 않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자서전 쓰기를 굳이 노후에, 시간이 남을 때 하는 일이란 편견을 버리는 게 옳다. 좀 더 이른 나이에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갖게 되면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다. 


 나와의 대화를 통해 오랫동안 불화하던 ‘과거의 나’와 화해하는 길이 열린다. 그리고 평생 원수로 지내던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서전 쓰기는 오랜 세월 가슴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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