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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현주 Sep 12. 2023

자서전을 씁시다03 무엇을 담을 것인가

3. 무엇을  담을 것인가 

 내가 한평생 살아온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로 시시콜콜 다 늘어놓으면 안 된다. 지루할 뿐 아니라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는 효과가 반감된다.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가 중요한 건가, 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 인생을 바꾸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어떤 일이나 사건, 사람, 우연히 읽은 글귀, 문득 든 생각….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데는 수많은 요소들이 개입한다. 그것들로 인해 어떤 경우를 거치고 거쳐 지금의 내가 되었는가? 

     

 머릿속에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기억에 선명하게 남을 만한 일 없이 점차적으로 변해 오늘날에 이를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는 먼저 나이 별로 생각해보면 된다. 

 아동기, 청소년기, 중년기, 장년기…. 그때 겪었던 소소한 일들과 함께했던 사람들, 특히 내게 영향을 주었던 게 무엇인가, 를 생각해본다. 분명히 몇 가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다 그동안 깜빡 잊었던 것들도 기억이 난다. 얼마나 반가운가! 먼 시간 여행에서 얻은 산물이다. 

    

  다음으로는 대부분 사람들이 겪는 사건 별로 나열해본다. 중고교 시절, 대학 입학과 졸업, 취업, 결혼, 이사, 처음 마련한 내 집, 새로 태어난 자식, 부모의 죽음…. 그런 것들을 하나씩 거쳐 올 때마다 겪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미처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지금 깨달으면서 느끼게 되는 의미와 감정도 훌륭한 소재가 된다. 또한 자기 성찰의 기회이기도 하다. 

      

 내 자서전에 담고 싶은 이야기들을 우선 다 풀어놓고 어떤 것을 취하고 버려야 하는가? 취사선택의 문제를 반드시 고심해보아야 한다. 될수록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부터 버려라. 일단 자서전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먼저 정해둔다. 그 주제에 적합한 이야기들을 골라내는 작업부터 시작하라. 이 이야기는 주제에 맞지 않지만 버리기에 어쩐지 아까운데…. 이런 생각이 들어도 과감하게 빼야 한다. 아주 사소한 사건이나 추억, 가벼운 일화 들을 싣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들도 주제와 관련이 있으면 잘 살려두자. 근사한 이야기로 거듭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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