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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현주 Sep 08. 2023

자서전을 씁시다: *시작하는 말

*시작하는 말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급하게 달려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서, 아니면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될 때, 한두 번쯤은 누구나 생각해보는 물음이 아닐까. 이럴 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에 자신의 삶을 회고해보는 목적으로 자서전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일찍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이니까.      

 흔히들 자서전은 사회적 명사나 대단한 성과를 이룬 사람들만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이나 교훈을 주는 소재라면 자서전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자신의 삶을 정리해보는 기회니 그것만으로도 효능이 충분하다.     


 자서전을 쓰는 시간은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 잊고 있었던 사건이나 사람을 조우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 보는 귀한 순간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지만 예전의 시간들을 되돌려봄으로써 현재의 내가 있게 된 연유를 깨닫고 비록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자신을 수긍하고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된다. 아니면, 자신이 더욱 자랑스러워지기도 한다.      


 모든 문학 작품의 출발점은 작가의 체험에서 시작한다. 실제로 겪었던 일은 물론이고 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자서전은 그 어떤 장르보다도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자신의 이야기를 쓴 자서전이 문학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하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일단 써보자. 서툴러도 좋다. 어떻게 처음부터 매끄럽고 능숙하게 잘 쓸 수 있겠는가?

 벌써 몇 번째 같은 이야기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지청구 듣는 사연들을 하나씩 글로 옮겨보자. 그 글은 이 세상에서 오로지 당신만이 유일하게 쓸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나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를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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