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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자유리 Apr 30. 2018

당신이 자유로워지는 20번째 방법

또라이는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며 일한다.

자유로운 일탈은 사랑을 향해서만 갈 수 있다.


# 경로이탈남


저는 언제나 일탈을 합니다. 지금도 제가 운전대를 잡으면, 내비게이션은 저의 일탈을 친절하게 알려줘요.


“경로를 이탈하여 재탐색합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하는 팀원들은 저를 경로이탈남이라고 부릅니다. 




일탈.. 




여러분은 삶에서 일탈을 어떻게 생각하시며 사나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인생속에서 일탈을 하며 사십니까? 아니면 안정을 추구하는 삶을 사십니까?




때로는 일탈하는 나의 성격이 못마땅하기도 했습니다. 무언가 꾸준히 못하는 것이 얼마나 부족한 일인가?자책하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고쳐보려고 노력도 해보려고 했죠. 하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저 일탈하는 것이 삶에서 너무 중요한 일이 되었고, 답답한 일을 오랫동안 견디며 해야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제 인생의 첫번째 일탈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이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내려야 할 성신여대역에서 내리지를 못했습니다. 깜빡 졸아버렸기 때문이죠. 눈을 떠보니 지하철이 창동역을 지나가고 있더군요. 그때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조금만 늦어도 크게 혼나는 학교의 분위기 때문에도 그랬지만, 그곳이 정말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낯선 시간과 장소였기 때문이었죠. 창동역은 지하철이 지상철로 이동하는 통로가 있었습니다. 당황한 마음에 눈을 뜨고 멍하니 창밖을 보는데, 그 통로 사이로 햇살이 비취더군요.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햇살이 너무 예뻣습니다. 그 햇살이 지금도 글을 쓰는 제 머릿속에 내리쬐고 있습니다. 저는 그 햇살이 참 좋았습니다. 이상하게 끌리는 따뜻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처음으로 학교를 나가지 않게됩니다. 저는 그날 창동역 거리를 배회하다가 거리에 앉아 그 햇살을 오랫동안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몇시간을. 한 자리에서 햇살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습니다. 참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그 햇살이 뭐라고,중요한 학교 등교를 미뤘을까요? 





그런데 이 일은 제 인생에서 스치듯 일어난 단 한번의 일탈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애니메이션에 깊게 빠지게 됩니다. 당시 제가 좋아한 애니메이션이 바로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였는데 말이죠. 그 애니를 보면서 저는 제 인생의 2번째 일탈을 하게됩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이 너무 좋아서 학교에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매일 애니메이션을 보고 쫒아다니느라 학교를 안나간게 40일이 넘어서니깐, 나중에 담임선생님이 집에 와서 저를 잡아가셨습니다. 그렇게 학교에 끌려가게 됩니다. 원칙대로라면 저는 퇴학을 당해야 할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 저의 담임선생님은 저의 존재를 잘 인지하지 못하셨고, (그럴만한 학생이었습니다.) 뒤늦게 담임선생님이 결석일을 체크하셔서 저는 결석일의 19일만 처리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저의 출석기록부에 결석일은 19일에 햇살 1일을 추가한 20일이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일단락 될 줄 알았던 나의 일탈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되더군요. 저는 20살에 집을 나와서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게 됩니다. 20개가 넘는 아르바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인천 동암지역에서 1년을 일탈하며 살았고, 군대를 힘들게 전역하고 나서도 남들이 모두 가는 대학을 가지 않는 일탈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대학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 시도도 하게 되죠. 사업의 과정도 일탈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춰도 저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저를 가슴 뛰게 하는 또 다른 시스템이 있으면 기존의 것을 금새 무너뜨리기 바빳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향해 언제나 일탈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일탈은 언제나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사업이 아무리 잘 된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저의 자유와 재미를 침범한다고 생각하면, 가차없이 일탈을 할 계획입니다. 저는 제 삶의 사명의 노예도 돈의 노예도 아닙니다. 저는 제 인생의 진짜 주인이기 때문에 저는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일탈이 두려운 이유



우리는 일탈을 두려워합니다. 소위 매몰비용 오류라고 정의하죠. 결국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왔던 많은 것들을 포기하기가 두려워 일탈을 하려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맹목적으로 눈 앞에 있는 것을 향해서 나아가려 하죠.




반복을 좋아하는 습성은 인간에게만 있는 특징은 아닌것 같습니다. 동물 중에 레밍이라는 종이 있습니다. 작은 생쥐과의 이 동물에도 인간과 비슷한 습성이 있습니다. 레밍은 언제나 앞만보고 달라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레밍의 집단은 그래서 앞 사람의 뒷모습만 보면서 달려간다고 해요. 그래서 만약 레밍 무리가 길을 가다가 낭떠러지를 만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고 해요. 바로 레밍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습성때문에 첫번째 무리군이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되면, 모든 집단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 일탈 한번만 해보면,뒤 따르는 나머지 종족이 살 수 있는데, 그 많은 레밍 무리중에 그것을 시도하는 녀석이 한마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을 레밍 증후군이라고 하더군요. 이 황당무게한 일은 과연 레밍에게서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인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포유류의 최상층이라 불리는 인간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우리는 선배들이 혹은 선대사람들이 닦아놓은 길을 맹목적으로 따르려 합니다. 마치 레밍처럼 말이죠. 앞선이들은 또한 우리에게 비슷한 것을 요구하죠. 





“제발 시키는 것을 잘해라.” "그렇게 해서 뭐 먹고 살래?” “스펙을 좀 쌓고 살어"  




이런 말 들어보신적 없는가요?



지구상에서 가장 고차원적인 존재라 자화자찬하는 인간이라는 이성적인 동물은 가장 저차원적인 세뇌의 방법을 통해, 종국에는 레밍과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꼴이 되어갑니다.

우리는 말이죠. 앞 선 미래가 엄청나게 변화될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금 사회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어쩌면 코 앞에 있는 낭떠러지 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한마리의 뒤따르는 레밍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일탈을 하면 정말 큰일이 날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때문에 말이죠.






# 일탈은 사랑을 기반으로 일어난다. 






일탈이 쉽지 않다는 것 물론 인정합니다. 일탈은 쓰라립니다. 그리고 정말 아픕니다. 나름의 일탈 전문가로 제 경험을 빗대보았을때, 아프지 않고 두렵지 않은 일탈은 없었습니다. 햇살을 보기위해 떠났던 하루의 도시여행은 저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애니가 좋아서 가지 않았던 고등학교는 저를 혼잡하고,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대학을 안갔을때도, 저는 사람들의 비교를 견뎌야 했습니다. 20개가 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인천의 경험은 너무 힘들어서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삶이 다시 반복되어도 또 다른 일탈을 꿈꾸었을것입니다. 저는 제가 과거에 한 일탈 자체를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일탈이 알려준 저의 값진 교훈이 이 모든것을 용서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바로 내가 삶을 사랑한다는 증거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말이죠. 고등학생 때 학교를 안나간 이유가 너무나도 명확했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에 제가 사랑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단순한 것이 정말 모든 이유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차가운 선생님과 서로를 암묵적으로 비교하는 학생들, 냉정한 교육평가 체제만이 존재하였습니다. 그곳에 따뜻한 햇살을 만지는 여유는 없었고, 좋아하는 애니를 골라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하게 그것들을 다룬다한들 저는 언제나 선생님의 눈치를 봐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창동역 일탈을 통해서 내가 진짜 사랑하는 것을 더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대학을 안갔기에, 사회를 더 일찍 알 수 있었습니다. 뒤늦게 간 대학에서 더 많은 것을 얻고 졸업할 수 있었고, 지금도 인문학이라는 일탈을 통해 제가 정말 사랑하는 자유를 알아가며 살고 있습니다.






제 와이프를 만날때도, 저는 제가 하던일을 포기 할 정도로 제 삶에 일탈을 하며 사랑을 했습니다. 그 만큼 저는 제  와이프를 사랑했고, 그렇기에 지금도 제 아내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결국 일탈은 내가 사랑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나는 일탈을 통해 나를 더 잘 이해 할 수도 있습니다. 늘 가던 길을 가다가 다른 길을 가면 낯설게 보인다고 이야기드린적이 있습니다. 그것처럼 일탈은 세상과 나 사이의 규칙에 작은 균열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균열을 통해 나를 낯설게 바라봐주는 장치가 되어줍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내가 일탈을 원한 분명한 이유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것이 일탈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 일탈을 서슴치 말고 하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을 만나러 가보셔야 합니다. 절대 하지 않았던 행동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먹지 않던 음식도 먹어보고, 쓰지 않았던 편지도 한번은 적어보셨으면 합니다. 대단한 일탈을 꾸미기위해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은 일상의 소소한 것들의 시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여러분이 가진 마음 깊숙한 곳의 사랑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삶을 일탈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때로는 버려야 할 수 도 있습니다. 그 끝을 향해가면 죽을 듯한 불안감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끝에는 평온함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시선이 생기는 나를 발견한 뿐입니다. 그렇게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지요. 일탈이 삶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다고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때로는 내 선택에 의해 과감하게 길을 잃어보시기 바랍니다.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당신 삶의 일탈을 특별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금도 운전을 하다가 하늘이 예쁘면, 언제든 일탈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바라본 하늘은 약속잡힌 그곳의 하늘보다 더 아름다운 법입니다. 결국 그 "어디든, 언제든"은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마법같은 형용사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반드시 일탈을 요구하죠. 그래서 여러분은 새로운 일탈을 통해 일상의 자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 당신이 자유로워지는 방법 : 평소에 하지 않은 나의 리스트 10개 작성하기




일탈을 위해서 너무 큰것을 생각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우선 내가 긍정적인 일탈을 하기위해서, 작은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평소에 쓰는 말이나 행동에 달려있는 것이죠. 우선 일탈을 그런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셨으면 해요. 우리는 말이죠. 쓰이는 말이 비슷한 말을 많이 반복하면서 산다고해요. 그래서 평소에 내가 절대 하지 않았던 말들을 작성해보고, 때로는 하지 않은 행동들도 시도해봅니다. 가령 말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는 잘 쓰지 않았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말들을 붙여 본다거나, 하지 않은 행동 중에 헤어질때 가벼운 포옹을 시도해보는등 평소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들을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이 작은 습관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작성된 나의리스트 10개를 꾸준히 실천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저는 저의 팀원이 지하철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외치게했습니다. 두려움을 이기기위한 미션이었지만, 스스로에게 평소에 절대 하지 않은 작은 일탈 행동 하나만으로도 스스로 눈물을 흘리며 저를 안아주더군요. 우리는 말이죠. 작은 행동의 힘을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나쁜 행동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삶의 기복이 심한 당신이라면, 매일이 지치기만하는 당신이라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길을 잃은 당신이라면,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http://bit.ly/바나나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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