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역 3번 출구
순대국집
반삭에 등치 좋은 고등학생 셋이
하도 헉헉대며 그릇을 비우기에
나도 덩달아 특 사이즈 시켰더니
비리다
어째 맛이 없네
섭섭하다 어째 맛이 비려
숟가락 휘저으며
슥 다른 자리 둘러보니
아하 다들 소주 한 병 씩을 곁들이네
이야 학생들도 콜라 한 캔 씩은 하는구나
이 야밤에 한 끼야
먹다남김 그만인걸
아껴먹던 버릇 남아
꾸역꾸역 먹는다고
국밥그릇 기울이며
툴툴대긴 어지간히
야간 교대 하려오신 아주머니 표정에는
이미 비릿한 피로함 가득이고
언제 비우시나
저 피로는
소주병 까는 소리
여기저기
언제 오르나
저 길은
우산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