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통역사

내 마음은 통번역이 안돼나요 ㅜㅜ

by 가을

마흔이 다 되어 통번역 대학원에 입학한 탓에 통번역 경력은 10년이 채 안되지만, 벌써 인생의 가을, 갱년기에 접어들었다. 그래서인가... 외롭다!!!


평소에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외로움이라는 감점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큰소리를 뻥뻥 치고 다녔다. 왜 외로와? 혼자할 수 있는 일도 많고 자식도 있는데... 누가 옆에 없어도 난 전혀 아쉬울 것이 없다고 굳게 믿어왔다.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외롭다. 마치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겨나고 그 구멍 사이로 얼음을 머금은 차가운 바람이 하루 종일 생생 지나가는 기분이다. 그 뿐인가, 아이가 어렸을때가, 하루종일 손이가고, 하루종일 엄마를 찾던 그 시기가 너무나 그리워 눈물이 나려한다. 또한 과거에 잘못 내린 결정, 실수 등이 연이어 생각나며 혼자 속이 상하고 분노가 치밀며, 스스로를 한심해 한다.


주말에 혼자 있으면, 또 그렇게 여기저기 전화를 해댄다. 가까운 친구, 가족은 물론이고, 몇년이 넘게 연락안하던 지인까지 굳이굳이 찾아내 카톡으로 문안인사를 건넨다. 상대방은 반가움 20%, 당황스러움 80%의 반응을 보이며 나에게 답을 해준다. 그 답이 또 그렇게 고맙다.


정말 나 왜 이러는 걸까?


다 큰 21살 딸을 보며,

"너 어렸을 때는 귀여웠는데, 엄마밖에 몰랐는데, 맨날 사랑한다고 말해줬는데, 언제 이렇게 다 커 버렸냐..." 라고 한탄하면, 극 T인 우리 딸은 "엄마, 세포 분열 몰라? 난 클 수 밖에 없다고!"


그래.. 세포분열... 클수 밖에 없겠지.. 하필이면 저렇게 냉정하고 싸가지 없게...


누군가 이성을 만나야 하나? 하지만 어떻게? 오십을 눈앞에 둔 아줌마에게 누가 소개라도 시켜준단 말인가? 그래서 책 시크릿에 설명된 끌어당김의 법칙을 활용해 보았다. 내가 원하는 이성의 모습, 성격, 능력을 세세히 상상한 후 이런 사람 만나게 해 주세요... 하고 열심히 전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아침 출근 버스에서도, 퇴근 후 지하철에서도, 저녁 먹고 근처 공원을 산책할 때에도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그러다 현타가 오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정말 오십이 다되어서도 철이 안드는 것인가... 아주 가끔은 이런 내 모습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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