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양 Dec 27. 2020

모찌 소리에 귀 기울이는 중

따끈따끈 베이커리

[넷플릭스 시리즈 대시&릴리 5. 재회]


비로소 그 아이에게 받은 순간의 상처를 털어냈다. 상처를 비워냈다면 빈자리를 메꿀 시간이다. 가장 좋은 것이 있다. 눈에 보이고 순간적인 만족도가 최상인 것. 


바로 "먹는 것"이다. 


대시는 말이 통하지 않는 할머니들 사이에서 모찌를 만드는 미션을 수행한다. 그리고 겨우 완성한 모찌가 버려진다. 릴리는 이렇게 팁을 전했다. "모찌 소리에 귀 기울여봐." 그리고 귀 기울여 만든 모찌는 버려지지 않았다. 박수를 받았다. 


나는 모찌는 만들지 않고, 빵을 구워봤다. 


계량을 하고 반죽이 뭉쳐지는 과정을 지켜본다. 



발효가 된 반죽을 만져본다. 



필링을 휘핑하고 반죽을 성형한다.



성형을 한 반죽을 오븐에 넣고 빵이 부풀고 익기를 기다린다. 



갓 구워진 빵을 먹어본다. 따듯하다. 




계량을 하고 반죽을 하고 오븐에 굽고 맛을 보는 그 과정이 2-3시간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그 시간 동안만큼은 오롯이 나와 빵만 존재한다. (선생님도 같이 존재한다.) 만드는 과정이 참 좋다. 그 순간에 확실히 집중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빵을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 모두 누군가에게 평가받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있다. 갓 구운 빵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맛있는 빵이라도 갓 구운 빵을 이기지 못한다. 


빵을 한입 가득 먹으면 버터향이 풍기면서 아주 달다. 그 단맛이 순간의 즐거움이다. 나는 이 순간만큼은 최고의 제빵사다. 그리고 어떨 때는 파티시엘도 된다. 따끈따끈한 빵을 내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입으로 넣으면 가득 차는 단맛의 향연. 내년에도 이렇게 살고 싶다. 빵에 집중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면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맛있다.


이너 피스✨

작가의 이전글 과거의 그 아이를 용서해주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