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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양 Feb 11. 2021

행복해져라!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게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 WWW>에 이런 장면이 있더라.


타미 : 그래도 우리 해내었네.
차현 : 해냈지. 그래서 행복하냐 배타미?
타미 : 잘 모르겠어. 노력한 시간은 긴데 성취는 너무 잠깐이야. 이런 순간들은 너무 잠깐이야.
차현 : 그렇지. 아마 성취를 위해 사는 건 아닌 건가 봐.


최근에 1년간 부었던 적금이 만기가 되었다. 매 달 20만 원이라는 금액이 1년 후, 240만 원이라는 돈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전혀 기쁘지가 않더라. 카드 값을 갚았기 때문이다. 내 돈이 이미 아니더라. 요즘 나는 돈으로 행복을 얻지 못한다. 돈을 수단으로 이용해서 무언가를 경험했을 때 행복감이 온다. 내 행복은 조금 어려워졌다. "나는 성취감을 쫓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 드라마의 대사를 보았다. 성취감은 너무 짧다. 그로 인한 행복 역시 짧다. 나는 좀 더 은은한 무언가를 느끼고 싶었다.



나의 행복은 어디에 있지?


행복을 찾고 싶었던 때, 그냥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공허해서 공허함으로부터 도망쳤다. 따듯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빠져버렸다. 자주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집으로부터 40분 거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하면서 마시는 커피 맛에 빠져버렸다. 혼자 누워있을 때 들려오는 벨소리에 행복했다. "뭐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이렇게 숨어져 있었다.


햇살이 좋아서 산책 가기를 좋아하고, 혼자 하는 산책도 좋지만 둘이 하면 더 재밌더라. 둘이 사소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길 가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나, 아니면 처음부터 어떤 카페를 가자는 목적으로 출발하는 산책. 시답잖은 농담과 근황들을 주고받으며 가는 길이 썩 좋더라. 도착한 카페에서 느껴지는 햇살의 따듯함이나 커피 향, 구워지는 빵과 과자들의 버터향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주었다.


아, 나는 친구와 커피와 그리고 햇살을 참 좋아하는구나.


마음이 맞는 친구랑, 취향이 맞는 커피를 맛있게 즐기는 삶을 살고 싶어 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커피를 마시자. 내 인생은 아마 이런 것들로 가득 채워질 것 같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가 남아있었다.

타미 : 그럼 뭘 위해 사는 거지?
차현 : 글쎄, 근데 언젠 뭐 그런 거 알고 살았나? 그냥 사는 거지. 살아지고, 살아내는 거지.


인생 별 거 있나. 행복하면 되지. 아 참, 대책 없는 소비도 좋아한다. 열심히 벌어야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 오늘도 감사합니다. 모두, 평안한 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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