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관심이 담긴 4글자
모두가 이 말을 할 수 있길
“잘 지냈어?”
길가를 지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 그 주고받음 속에서 내 귀에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잘 지냈냐는 말에 누구는 “아니, 좀 힘들었어.”라고 대답할 것이고, 누구는 “응, 난 잘 지냈지.” 하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지 후자로 답했고, 한 번도 “나 너무 힘들었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근데 요즘 들어 “잘 지냈어?”라는 말에 답을 머뭇머뭇하게 된다.
조언도 충고도 아닌 그냥 따스한 온기가 들어간 그 말에 힘들다는 표현을 하기가 미안해서일까, 걱정과 사랑이 담긴 그 말에 짐을 얹기 싫어서일까.
근데 어느 날 친한 친구의 “잘 지냈어?”에 한 번 “아니, 나 힘들었어.”라고 해봤다. 그냥 눈물이 났다. 친구에게는 그저 안부를 묻는 인사말일 수도 있었을 텐데 그 4글자에 숨겨진 나를 향한 관심이 담겨있다는 친구의 마음을 생각하니 이 말이 나를 울렸다.
나는 정말 쉽게 웃는 사람이라 정말 쉽게 울었다.
그 이후로 난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잘 지냈어?”라고 물어보곤 한다. 잘 지냈다는 답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듣기가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그 말에 우리는 슬픔을 쏟아낼 수도, 행복을 쏟아낼 수도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인사말부터 상대방의 안부를 걱정해 주는 말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난 이 말이 참 근사한 것 같다. 내 귀에 들어와 날 웃게 한, 울게 한
이 말을 나에게도, 너에게도 해주고 싶다.
“잘 지냈어?”
힘들었다면 그 시기를 꼭 이겨내고 이 글을 읽게 되는 모두가 그 답으로 “응, 잘 지냈어.”라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