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참 길어.”
나는 이 말이 제일 무섭다. 어른들은 인생, 그거 너무 기니까 지금 좀 헤매어도 된다고, 그런 의도로 말하시는 거겠지만 나는 무섭게 들린다. 지금 힘든 게 긴 인생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봐, 지금 지하까지 내려가서 있는 기분인데 긴 인생을 살다가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말처럼 느껴진다. 인생, 너무 기니까 더 조심히 살아야 되는 건 아닌지 더 꾸미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길어서 소중하니까 난 그걸 지키려고 너무 애써 살아오려고 한 것 같다.
어른들이 말하는 그 긴 인생에서 문제가 생길 때 그 문제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는 것인지, 정답을 못 찾는다면 오답을 골라도 되는 건지 아니 애초에 정답이 없다면 오답도 없는 거 아닌가. 그럼 뭘 고르기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의문이 많이 든다.
없는 답들을 찾으려 인생에서 문제가 생기는 걸까. 문제가 있다면 정답은 존재할 테니까. 그 답이 때론 가까이, 때론 저 멀리 있을지라도 혹은 그 정답이 아닌 오답을 고를지라도, 아니면 정말 답이 없는 문제일지라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나의 노력의 가치는 남아있을 거니까 인생에서 문제가 생기는 듯하다.
뭐 결론적으로 우리 인생에서 생기는 문제들은 우리의 노력의 가치를 남기기 위해 생기는 것들이니 정답이든 오답이든 일단 고르고 보자라는 것.
그리고 해결하려고 모든 힘을 거기에 쏟지 말자는 것.
그러니까 다들 각자 나도 모르게 생겨버린 그런 문제가 있을 텐데 거기에 너무 몰두해서 살아가지 말자.
하늘 한 번씩 보면서 사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