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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Dec 15. 2023

죽지 못해 살아가

그 무거운 이름, 자살

*자살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나는 죽지 못해 살아간다. 자살시도를 3번이나 했는데 그냥 아직도 살아있는 내가, 너무 싫다. 4번째 자실시도를 했다가 또 살까 봐, 그럼 모두에게 실망만 주는 거니까, 폐만 끼치고, 상처만 주는 거니까 그렇게 오늘도 살아간다.


근데 최근 들어 자신이 없다. 나아진 것 같으면서도 그대로인 내게 스스로 실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우울은 내게 깃털처럼 날아와 못처럼 박힌다. 언제 오는지 모르게 왔는지도 모르게 날아왔다가, 빼도 상처가 나고 흉터가 남게 박힌다. 그래서 많이 아프다.


오늘도 차 타고 집에 오는 길에 표지판이 보이길래 아 저 표지판이 말도 안 되게 갑자기 떨어져서 조수석에 탄 나만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런 문구를 봤다.


한 사람을 망가트리는 방법

그 사람에게 제일 소중해진 후에 아무 말 없이 사라져 버리기


이 말을 봐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죽어. 난 누군가를 망가트릴 자격도 없는 사람인데. 난 이미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혼자 죽으면 죽었지, 누군가를 속상해하고 죽고 싶지 않다. 근데 누군가의 죽음에는 누군가의 슬픔이 따라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죽음을 슬퍼할 누군가를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꿋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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