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함께 찾아오는 우울
왜 밤만 되면 우울해질까
*자해와 자살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자꾸 11시쯤부터 자려고 준비를 하면 너무 우울해지고 기분이 다운된다. 움직이기도 싫어지고, 그냥 죽고 싶다. 낮에는 애써 외면하며 지내다가 밤이 되면 속절없이 우울이 덮쳐오는 느낌이다. 상담시간에 내가 밤만 되면 습관처럼 자해 충동이 들고 우울해진다고 말했는데, 선생님이 자해는 중독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그래서 낮에는 다른 할 게 있어서 생각이 비교적 안 나다가 밤이 되면 충동적인 생각을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 근데 그게 진짜 맞는 것 같다. 밤에는 아무래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게 되니까. 우울증은 나에게 집중해야 하면서도 집중하면 안 되는 병인 것 같다.
요즘 억울하다는 생각도 계속 들었는데 상담 선생님이 나는 나에게 너무 엄격하고 가혹한 것 같다고 하셨다. 내가 노력한 것들을 (+) 요소로 생각하지 않고 자꾸 (-) 요소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10시간 공부를 하면 그걸 "아 나 오늘 열심히 10시간 공부했네, 잘했어."라고 생각해야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돌아오는데 나는 "아 진짜 나 시험에 목숨 건 사람처럼 왜 그러지."라고 생각해서 부정적인 영향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억울한 감정이 들 수 있다고 하셨다. 근데 이 생각들이 밤이 되면 몰려오고 그걸 감당하기가 난 어려운 것 같다.
자살, 자해 충동을 멈추려면 그 자살 생각이 들게 하는 원인을 없애거나, 그 자살생각을 무시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나는 자살 생각이 들게 하는 원인을 없애는 쪽을 선택했다. 그 원인은 나에게 "멈춰있다는 생각"이었고, 그 기준은 굉장히 주관적이었다. 철저하게 내 생각. 사실 난 자퇴를 하고 굉장히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자격증도 따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아보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많이 성장하고 단단해졌다. 하지만 공부를 안 했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에 난 멈춰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멈춰있다는 생각을 줄이려면 공부를 해야 했다. 하기 싫어도 자살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제과제빵 기능사 필기 공부도 할 겸 오늘 공부를 되게 열심히 해봤는데 왜, 똑같지? 똑같이 자해하고 싶고, 죽고 싶다. 그 흔히 말하는 '학교 공부'가 아니어서 그런가. 아직 첫날이라 그런가.
내일은 달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