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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Aug 16. 2024

낯선 곳에 앉아 있으면.

그리움의 생각들.


날 모르는 낯선 곳에 홀로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낯선 곳에서는 완벽하게 혼자가 된다.


아는 곳도 좋지만 가끔은 아무도 나를 몰랐으면 싶다.

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싶어서다.


말 없이 고요히 생각을 정리해본다.








낮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내 취향이면

음악에 기대어 위로를 받는다.


이명이 생기고부턴 이어폰을 거의 끼지 않는다.

헤드셋도 잘 쓰지 않는다.


느린 아이를 위해 영상을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좋아하는 티비프로그램도 다 끊어냈다.


유튜브도 거의 보지 않는다.

귀에 직방으로 들리는 소리들에 예민해졌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가 좋다.

먼 발치에서 나를 부르듯이 불러주는 옛 노래들처럼.








옛날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좋아한다.

내가 모르는 과거의 순간들이나 생활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곤로가 등장했던 응답하라 1988을 재밌게 봤었다.

세련된 공간과 차려 입은 사람들을 동경하지만

그리워하는 건 늘 시골 공기와 흙냄새다.


강아지가 지키는 시골 아버지의 농막집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집에 때마다 언젠가 살아보고 싶은 

제주도의 시골 마을을 그려본다.


아버지의 집은 바다가 없지만 

꽤 비슷할 것 같은 그 곳을 상상해보며..


내 하루의 질감이 풍성해짐을 느낀다.

단순한 것에서 다채로워짐을 느낀다.


그리워 무언가가 있다는 것.

시간이 흐른다는 건 생각만큼 슬픈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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