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생각들.
날 모르는 낯선 곳에 홀로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낯선 곳에서는 완벽하게 혼자가 된다.
아는 곳도 좋지만 가끔은 아무도 나를 몰랐으면 싶다.
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싶어서다.
말 없이 고요히 생각을 정리해본다.
낮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내 취향이면
음악에 기대어 위로를 받는다.
이명이 생기고부턴 이어폰을 거의 끼지 않는다.
헤드셋도 잘 쓰지 않는다.
느린 아이를 위해 영상을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좋아하는 티비프로그램도 다 끊어냈다.
유튜브도 거의 보지 않는다.
귀에 직방으로 들리는 소리들에 예민해졌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가 좋다.
먼 발치에서 나를 부르듯이 불러주는 옛 노래들처럼.
옛날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좋아한다.
내가 모르는 과거의 순간들이나 생활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곤로가 등장했던 응답하라 1988을 재밌게 봤었다.
세련된 공간과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을 동경하지만
그리워하는 건 늘 시골 공기와 흙냄새다.
강아지가 지키는 시골 아버지의 농막집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집에 갈 때마다 언젠가 살아보고 싶은
제주도의 시골 마을을 그려본다.
아버지의 집은 바다가 없지만
꽤 비슷할 것 같은 그 곳을 상상해보며..
내 하루의 질감이 풍성해짐을 느낀다.
단순한 것에서 다채로워짐을 느낀다.
그리워 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
시간이 흐른다는 건 생각만큼 슬픈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