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과정
오늘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 아이가 누워 잠을 연장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삶을 연장하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아이는 왼쪽 엄지손가락을 빨아야 깊은 잠에 든다. 잠이 깰 때마다 손가락을 빨아 잠을 연장시킨다. 맛있지도 않은 손가락을 습관적으로 빨아야지만 잠을 자는 아이다.
나의 삶도 맛있음과는 별개다. 습관적으로 매일을 살아야 당장의 삶이 연장된다. 반복하는 것은 옳든 그르든 하게 만든다. 습관의 힘이다. 이왕이면 좋은 습관을 만들어 삶을 연장시키고 싶은데 아이의 손가락 빨기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어제도 손가락 문어책을 읽어주었고 방수팬티를 입혀 기저귀 떼는 연습을 했다. 매일 반복하지만 쉽게 성과는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과정이다.
매일의 삶도 비슷하다. 멈출 수 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반복하는 것들에 위로받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지금 나는 쓰는 것 밖에 할 수 없지만 그럴수록 써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