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향수일까 궁금하던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낯선 이가 지나갈 때 좋은 향이 나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건 다들 비슷하겠지?
향기를 남기는 사람.
순간적으로 좋은 향기를 맡으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그 사람이 궁금하기도 하고.
향기를 싫어했던 20대를 보냈다.
어설픈 화장을 시작하면서도 향수 하나 구입하지 못했다.
겨울만 되면 필요했던 핸드크림도 자연을 닮은 향으로 구입했다.
누구보다 깨끗한 향이 좋았다.
나를 맡고 가는 이들이 더럽다고 느끼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비하를 아무렇지 않게 감수했던 날들이었다.
특별한 향을 보유하지 않아도 매력이 있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향을 절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맑아졌다.
나를 숲으로 바다로 데리고 갈 수 있는 사람을 사랑했다.
”당신과 나의 향은 사랑이에요.”
“우리는 사랑을 했어요.”
“잘 가요.”
모든 헤어짐은 사라짐 속에서 기억을 붙드는 향을 남겼다.
아름다움은 잠깐이었지만 향은 오래도록 기억되었다.
시간이 흘러도 젖은 바닥에서 불어오는 향은 힘이 세다.
나의 바닥에서 당신의 흔적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면 나는 꼼짝할 수 없다.
당신의 향기가 조금 더 내게 머물길.
애원한다.
대답 없는 답을 구한다.
결혼을 하고 나는 향수를 뿌리게 되었다.
무색무취였던 나를 꾸미기 시작했다.
특별한 내가 되고 싶었다. 힘이 센 존재가 되려 했다.
쉽게 쓰러지는 사랑 앞에서 억울해하고 싶지 않았다.
향기는 점점 소음이 되어갔고 시간이 지나도 그립지 않았다.
흩어지기만 했던 날들이었다.
기억이 나는 건 여전히 깨끗한 바다와 숲이었다.
향기를 비우며 나는 꽃을 심기 시작했다.
언젠가 또 바람이 불어오겠지.
당신의 향기가 꽃이 되어 돌아올 날을 기다려..
+ 연재 중이었던 수필은 내일부터 연재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사정으로 3주 동안 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연재일을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수정합니다.
내일 연재북으로 뵙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