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어젯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빗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이어서 더 또렷이 들리는 빗소리는 정말 좋다.
온 땅이 적셔지고 있는 촉촉한 소리에 마음도 숙연해짐을 느꼈던 밤이었다.
그리고 아침, 어제의 아침과는 또 다른 활짝 밝은 세상이 펼쳐져 있다.
새들의 지저귐도 움직임도 유난히 활기 차고, 피부에 와닿는 공기도 상쾌하다.
인간들이 지루해서 재미없게 살까 봐 걱정하신 창조주께서는 시시각각, 시시때때로 변화를 느낄 수 있게 이 세상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맑은 하늘색이 너무 이쁜 하늘에는 흰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다니고, 땅 위에는 밤새 비를 맞아 더욱 영롱해진 초록색 나뭇잎들과, 만개한 분홍 꽃이 더 화사하게 이 봄을 꽉 채웠다.
이 좋은 아침에 얼른 호숫가에 나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내 초록 자전거를 끌고 호수가로 갔다.
모든 게 다 반짝이는 찬란한 자연 속으로 내가 들어갔다.
아침햇살에 반사되어 은빛 물결로 가득 찬 호수의 물도 유난히 반짝이며 넘실거린다. 풍요롭다.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 주변을 자전거 페달 힘껏 밟아 달렸다.
혼자서 느끼고 달리고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지 않는 내 세상이다.
그래서 여기에 오면 신난다.
꽃 앞에서 멈추고, 실컷 오래 바라보고 있음 그냥 좋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나서 자세히 보았더니 사랑스러웠다
소박한 하얀색 들꽃 한 무더기, 샛노란 금국화가 장식한 호수가 가 너무 예쁘다.
구석에 숨어 있어서 그냥 지나칠뻔한 빨간 양귀비 꽃 발견하고, 이 꽃을 같이 보고 싶은 친구가 생각나는 이 아침에! 온 우주에다 대고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