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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Nov 02. 2016

분노

온 몸을 실어 내지른 분노는



사람들은 쉽사리 분노 하지 않는다.

왠만큼 자리잡은 일상속에서

익숙해진 환경과 익숙한 사람들 속에서

분노할 이유는 아주 드물게 다가온다.

그러다 정말 분노할 때 가 오면

주저한다.

분노해도 될까 분노해도 맞는 걸까

분노하고 난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러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미처 참지 못하고

새버린 몇마디 말들만 흩날릴 뿐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 온몸으로 분노하고

소리를 꽥 지르게 되는 때도 있다.

정말 오랜만에 어렵게, 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런데 대부분 그 분노가 어떤 힘을 갖기는 커녕,

흥분, 참을성 없는, 치기어린 등과 같은

단어들의 총체로 전락되곤 한다.

난 단지 분노했고, 그 분노를 높은 목소리와

격렬한 행동으로 표현했을뿐인데.

내 분노의 이름은 어느새 부끄럽고 잘못된

행동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럴때면 내 감정 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느끼고 표출한 나 자신 마저

부끄러운 존재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분노하는 것이 두렵다.

아니 누군가 나의 분노를 주체 없이 날뛰는

많이 부족한 감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두렵다.

이러다 분노하는 방법조차 잊게 되버리는건

아닐까, 이게 맞는걸까 싶다가도

나의 분노가 누군가의 발에 맞아 굴러 떨어져버린

조각조각이 된 순간이 너무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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