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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Nov 04. 2016

직업

생각 중 이야.





내 나이를 설명하자면

만나는 사람마다,

앞으로 뭐 할거야, 무슨 일 할거야 를

내일 뭐할거야 처럼 묻는

그런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나이이다.



그런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아무 약속 없는 주말을

알리는 것보다

더 머쓱해지곤 한다.



어쩌면 내 입에 맴도는

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 두려운지

내뱉기가 어렵다.









어렸을 땐, 딱히 종교가 있진 않았지만

하늘의 부르심을 받아 내려온

그런 특별한 존재는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모두가 각각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이여야 함을 배웠다.

더 자라면서

모두가 특별함은 모두가 평범함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내 삶의 기억이 선명해지던 때부터

누군가는 더 특별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누군가는 덜 특별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느 집단에서건

내가 그 안에서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 때 마다,

난 마치

쓸모없는 무언가가 되어

이 세상을 부유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성공한 인생을 꿈꿨다.

무엇을 성공할지는 제쳐둔체

오로지 성공하여 어느 집단에서건

중요한 존재가 되보이겠다고

그런 꿈을 꾸기 시작한부터

아마 길을 잃었던것 같다.



난 앞으로도 한동안

무슨일 할거니

라는 말에 대답을 주춤하거나

화제를 돌리려고 애쓸것 같다.

그리고 아마 내가 원하던 직종도 아니면서

합격한 친구들을 보며

부러움과 좌절감을 뒤섞여 느낄지도

그리고 결국은 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렴풋이 알겠다.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불가능하겠지만,

나에게 내가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은

쉽다.



쉬운일 부터 시작하는게 맞겠지.



"난 23살이되면 뭔가 되어있을줄 알았어."
"니가 23살까지 되어야 할것은 네 자신이야."

영화 '청춘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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