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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다지 Dec 03. 2023

프롤로그 - 19살의 나에게

1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꾹꾹 담아.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브런치 작가 활동을 하면서도 얇디얇은 브런치 북 하나를 엮어내지 못했다. 하나의 주제를 따라 꾸준히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어려웠고, 한번 엮으면 다시 풀 수 없는 브런치 북의 특성상 후에 끼워 넣지 못한 말들에 아쉬움이 남을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글을 쓰는 횟수가 줄었고, 한 문장을 끝내는 데까지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리게 되었다.


그런 내가 새롭게 생긴 브런치 연재북에 도전을 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인 막둥이 동생 덕분이다. 지난주 오랜만에 전화를 한 엄마는 어린 시절 영재 소리만 듣고 자랐던 아이가 왜 공부를 하지 않는지, 왜 인문계에 가서도 대학 진학을 망설이는지 답답하다며 본가로 내려와 동생을 만나보길 원했다. "나이차이가 잔뜩 나는 누나의 말이 무슨 설득력이 있냐며, 알아서 하겠지"라는 나의 말에 엄마는 "한창 사춘기가 왔을 때 우연히 네가 쓴 일기장을 보면서 마음을 다 잡았나 봐. 네가 매년 남긴 스터디 플래너랑 그 사이사이의 메모를 보더니 중학생 때 공부해서 인문계도 갔잖아."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며 열 마디의 잔소리보다도 나의 경험과 조언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매주매주 용기를 내서 다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내 나이 만 28살. 20대의 마지막을 앞두고 매일매일이 혼란스럽고, 매번의 선택이 버거운 동생을 위해서. 같은 고민을 했던 19살의 나에게 쓰는 편지의 형식을 빌려서 말이다. 무뚝뚝함 속 여리디 여린 마음을 가진, 그때의 나와 너무나도 비슷한 동생이 조금이나마 이 글을 읽고 위로를 받길 바라면서, 어떤 선택이든 응원해 줄 존재가 있다는 것에 안심하길 바라면서. 


이 편지에는 여린 싹 같이 작고 어렸던 19살의 내가 29살의 내가 될 때까지의 이야기들을 진로, 직업, 우정, 사랑, 돈, 용기, 여행, 건강, 가족이라는 9개의 키워드에 솔직하게 담아 전달할 예정이다. 그때의 내가 깊숙한 방안 창고에서 이 편지를 발견한다면 삶의 정답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었을까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첫 번째 편지는 19살의 나를 가장 많이 지치게 했고, 20대에 가장 많이 후회했던 선택. '진로'에 대한 이야기로 편지를 쓰기로 했다. 나의 마음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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