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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Jun 30. 2024

내가 노안이라니..

40대의 실전 인생

라섹을 한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1.2를 유지하던 눈이 점점 흐려짐을 느낀다.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초점이 안 맞는 눈을 비벼가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안경을 맞추면 되겠지만  밝은 세상을 한번 보고 나면 끊을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안경을 다시 쓰고 싶진 않았다.


얼마 전 보러 간 인사이드 아웃 2에서 광고에 나오는 이정후를 보고 "누구야?"를 외치는 나에게

남편은 안 되겠다며 안경집으로 손을 끌고 갔다.


"안 불편하셨어요?"

"그럭저럭 살만 해요."


안경집에 앉았는데 20여 년 전과 달라진 안경집의 설비에 감탄을 한다.

이런 최첨단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니...


"고객님 도수에 맞는 안경이에요. 휴대폰 한번 보실래요?"

휴대폰을 살펴보는데 아뿔싸...

초점이 안 맞는다.

그렇다 나는 노 to the 안이 온 것이다.


눈이 제일 빨리 늙는다고 했던가.

나는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안경 벗고 보면 잘 보이는 휴대폰이

안경 쓰고는 흐릿하다니..


남편이 가까운 곳 볼 때는 안경을 벗고 보는 것에 할아버지 같다고 놀렸던 일이 스쳐간다..


결국 0.8에 맞는 안경을 맞추고 돌아오는 길


이것이 불혹의 실전 인생인가 생각해 본다.

나이가 듦을 막을 수 없다.

삶이 깊어지는 만큼 몸은 노쇠한다.

마음은 20대인데 몸이 40대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힘이 들어 하루만 놀면 3일을 쉬어야 하며.

깊은 잠 마저 못 자고, 피로에 쩌들어 있는 모습


40대의 보통 아줌마가 되어버린 내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다. 몸이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오늘도 최선을 다해 40대를 살아본다.


블루베리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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