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mbti지만 나의 20대 때에는 혈액형, 별자리 이런 것들이 유행이었다.
특히나 혈액형 같은 경우 엄청난 신뢰를 받는 아이템이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정말로 맞는 면들도 보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과학적(?)으로 여겨지는 분야 중 하나였다.
남편은 a형 나는 o형이다.
a형 남자
소심하다고도 불리는 a형 그만큼 신중하고 진중한 성격을 지닌다. 책임감이 강한 성격
o형 여자
활발한 에너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세세한 것까지 잘 챙기지 못함
꼼꼼한 남자와 덜렁거리는 여자가 만났다.
신중한 남자와 불나방 같은 여자가 만났다.
에너지 수준이 낮은 남편은 나의 불꽃같은 에너지를 종종 버거워한다. 하지만 남편은 나의 이야기를 늘 존중해 주고 경청해 주는 사람이다. 어쩌면 조금은 허황되어 보이는 나의 모든 계획들을 묵묵히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남편.
요즘 내가 꽂힌 '출간'이라는 테마에 몹시 당황해했지만 '생각보다 좀 빠른 것 같다.' '하지만 알아서 잘하리라 믿는다'라고 무한 신뢰를 보내주기에 어디든 뛰어들 수 있다.
아이들 출산 시 병원에서는 산모의 혈액형 혼입 가능성으로 혈액형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아이들의 혈액형을 모른 채 살고 있었다.
얼마 전 혈액 검사를 할 일이 있어서 세 아이의 혈액형을 검사해 보았는데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무한 에너지 뿜뿜으로 남편이 버거워하는 쌍둥이들은 o형. 남편이 늘 '나랑 성격이 비슷해'라고 말하는 첫째는 a형이 나온 것이다.
혈액형이라는 것이 100% 성격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느끼던 그대로 결과를 반영한 혈액형에 둘 다 웃고 말았다.
성격의 장, 단점이야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이해하고 고유한 성격을 인정해 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단점조차 장점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 비난하지 않고 그 자체를 사랑해 주는 사람. 나를 좋은 사람이라 인정해 주는 사람과의 삶은 언제나 행복이다.
o형 셋과 a형 둘의 삶은 우당탕탕이겠지만, 빠르고 신속한 결정 뒤에 신중한 그들이 있어 안심하고 불길로 뛰어들 수 있다. 그들에게서 신중함을 배우고, 그들을 우리에게서 결단력을 배운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꿈꾸며, a형 남자와 o형 여자는 오늘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