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완벽한 사생활.

by 마음 써 봄

3월의 분주한 새 학기의 시작은 중순쯤의 공개수업과 총회로 마무리되고 4월은 학부모 상담으로 시작된다.

학교마다 일정은 다르지만 부모에게 중요하게 챙겨야 할 일정 중 하나인 학부모 상담.

4월 상담은 아이도, 선생님도 미쳐 서로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주로 엄마들이 아이에 대하여 전달해 주고, 3월에 치렀던 기초 학력 검사가 어느 정도인지, 학교 적응은 잘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adhd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소위 '아웃팅'을 하느냐 마느냐에 있다.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모른 채 오픈하는 것은 자칫 아이의 1년 생활에 낙인이 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어려운 부분이다.


아이들의 약물 부작용 중 가장 큰 것은 식욕 부진이다. 식욕 부진이라는 결과만이 보이는 급식시간. 아이는 편식이 심하거나, 음식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에. 나는 보통 식욕 부진의 원인에 대해서 약물 때문이라고 적어 보내곤 한다.


쌍둥이들의 상담이 있었던 오늘. 다행히 앞 뒤 시간으로 신청이 된 덕분에 두 번 걸음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마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일부러 다른 반으로 배정받은 두 아이. 가장 친밀하고도 태생을 경쟁하며 시작한 녀석들이라 한 교실에 있는 것이 스트레스의 요인 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두 녀석은 나란히 두 반에서 모범생으로 지낸다고 한다.

물론 아직 한글을 완전히 떼지 못해 그 부분에서 자신감이 적긴 하지만 그 외에는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고 바른생활을 하며 리더십까지 갖췄다는 너희들.


너희들의 완벽한 사생활에 웃음이 나올 뿐이다.


아침마다 양치를 하러 들어가서 욕조에서 하세월을 보내는 것도.

옷하나 입을 때도 세월아 네월아 엄마의 복장을 터지게 하는 것도.

공부 한 장 하려면 가슴을 몇 번 치고 한숨이 나와야 겨우 하는 것도.


너희들의 본모습을 숨긴 채 완벽한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선생님은 모르시겠지.

너희의 의젓함이 집에 와서는 폭발적인 우울함과 짜증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약의 부작용으로 오는 우울감을 집에서 다 쏟아낸다는 것을.


하지만 걱정 마라. 엄마가 다 이야기했다.

너희들의 은밀한 사생활들을.


지금도 만두를 못 먹었다고 30분째 울고 있는 너의 본모습을.



나만 당할 수 없지

너희들만 30분 독서 숙제 따로 내달라고 몰래 부탁했다.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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