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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준비할 때 해야할 질문

안전한 퇴사, 아름다운 이별








안전한 퇴사를 준비할 때 필요한 셀프 질문



따뜻한 국수 한 그릇. 추위에 맞서 신나게 눈썰매를 타고 온 우리 가족에겐 최고의 저녁 메뉴였습니다. 김치 반찬이 전부였지만 그날의 국수는 자주 먹었던 만만하고 익숙한 국수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로 학교와 유치원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내뿜은 에너지, 하얀 눈을 닮은 때 묻지 않은 웃음. 눈썰매가 미끄러질 때 터져 나온 환호성. 우리 넷은 참 많이 웃었습니다. 그날, 딸과 아들의 그 웃음에서 문득 내 일의 본질을 깨달았습니다.



행복. 가족과 함께 지키고 싶은 행복


하얀 면발에 뜨거운 국물을 야무지게 먹으며 연신 웃던 딸을 보며 그 웃음과 행복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나오기로 했습니다. ‘안전’과 ‘퇴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기어이 해내야 할 안전한 퇴사를 목표로 15년 차 ‘회사형 인간’이 1인 기업가가 되기 위한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누구의 행복도 경이 다루지 않겠다는 호기로운 도전이지만 왜 걱정과 두려움이 없겠어요. 매슬로의 이론에 따르면 어느 한 곳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욕구입니다. ‘어느 회사에 다니며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한 문장에 담긴 안정감, 누구의 엄마가 아닌 내 이름에 의미를 더해주는 고마운 곳,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을 가진 그곳. 그 이름을 내 이름 앞에서 지워봤습니다. 이름 하나 지웠을 뿐인데 15년간의 내 경험까지 사라질까 봐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하지만 안전한 퇴사를 위해서 회사의 옷을 벗은 나와 마주하는 연습은 필수입니다. 발가벗겨진 내 모습이 초라해 보여도 자꾸 그 모습을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퇴사를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혹은 마음만 앞선 것은 아닌지 솔직한 내 모습을 자주 마주해야 내가 어느 정도까지 준비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련없이 떠나야 새롭게 잘 시작할 수 있다



미련이 없어야 정말 안전한 퇴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련이 없다는 건, 질릴대로 질리고 지칠대로 지쳐서 떠나는 게 아닐 겁니다. 그 보다는, 충분히 숙고했고, 고민했고, 노력했다는 자기 확신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회사가 지긋지긋해서 당장 떠나고 싶어!’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나의 일이 소중하고 좋지만 더 적극적으로 엄마와 긴 시간 함께하고 싶다는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었고 그것을 위한 모든 과정들을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최선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내린 떠남이었죠.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어쩌면, 안전한 퇴사란 가장 적당한 아름다운 이별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안전한 퇴사를 위해 던지면 좋은 질문 [tip]     



- 내가 생각하는 내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나는 왜 일을 하는가?

-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일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가?

- 나는 정말 회사를 떠날 수 있는 사람인가? 

- 나는 소속감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인가, 만족감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인가?

- 회사를 그만두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퇴사 시점을 언제로 정할 것인가?

- 새로운 일로 수입을 창출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가?

- 월급이 없는 시간 동안 재무계획은?

- 퇴사에 대해 남편과 충분히 상의하고 있는가?

- 퇴사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부모님께도 전했는가?




특히 마지막 질문은 워킹맘인 제겐 필수 질문입니다. 처음 퇴사 이야기를 전했을 때 친정엄마가 눈물을 흘리셨어요. 친정엄마의 도움이 있었기에 일과 가정 양립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만든 시간에 대한 엄마의 공헌을 인정하기 위해서라도, 진심 가득 담은 전달은 중요해요. 지금까지 쏟아주신 그 시간과 희생이 헛되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부모님의 지지를 받는 것도 워킹맘에겐 안전한 퇴사의 필수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전 지금 안전한 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직 회사에 소속된 워킹맘이 회사의 제도를 활용하며 1인기업가가 되기 위한 생산성 근력을 키우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나의 일을 찾고 싶은 당신이 챙겨야할 것들, 곧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원고 기획 : 여자라이프스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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