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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바 Feb 19. 2024

1월 한 달간 누워서 지낸 소감

문득 드는 생각 10,  마지막 생각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을까? 


20살 이후로는 매일 꽉 찬 삶을 살았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느낀 건 '뿌듯함'이 아니라 '불안'이었다. 불안이 내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었다. 조금 더 달려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계속 극단으로 밀었다. 휴학을 했지만 쉬지는 못했다. 나에게 있어서 쉼은 늘 어려운 존재였다. 


대학을 마무리할 수 있는 마지막 겨울 방학인 지금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대학생활을 채우면서 살아  쉬는 시간을 나에게 준 적이 없다는 걸 알았다. 늘어난 고무줄처럼 내 삶이 팽팽해진 동시에 그만 고무줄을 놓고 싶었다. 더 이상은 하루를 보낼 힘이 없다는 걸 깨닫고 본가로 내려왔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을까?"


이 질문을 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하루, 하루 누워서 뒹굴거렸지만 딱히 나빠지는 게 없었다. 오히려 나중에 되니 좋아졌다. 잘 쉬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쉬어본 적이 없으니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 진짜 푹 쉬어봐야 그 말이 가진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누웠던 시간 


자기 계발서를 좋아해 열심히 읽었지만 떠밀려서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잘 살고 싶으면서도 누워있고 싶다는 마음 중에 언제나 이기는 건 '잘살아야지'라는 다짐이었다. 사람이 누워있는 게 잘못된 것도 아닌데 왜 그리 나를 못 살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나를 못살게 굴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난 뒤 다양한 책이 보였다. 멀리서 보고 읽고 싶은 걸 하나씩 선택하고 읽기 시작했다. 자기 계발서도 있었고, 집 소개하는 책, 사색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도 있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진심으로 대하고 읽기 시작하니 그전에 보이지 않았는 게 보였다. 



온전히 책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에 감탄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의 2024년 1월은 그 누구보다 게을렀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나다웠고 행복했었다. 

2월의 중순을 지나가는 지금에서야 회고하는 1월은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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