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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바 Aug 19. 2023

바나바의 도전일기-영상편 4화

색다른 나를 발견하는 일 

수박을 자르며 느낀 건 

 찍은 영상 중 하나가 수박을 자르고 통에 넣는 거였다.  특별하지 않는 일을 찍어야지 했던 건 딱히 담을 일상이 없어서였다. 대체로 하는 일이 글쓰기, 책 읽기, 국가 근로, 친구와의 만남 정도인 내가 뭘 더할 영상 소재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수박이 먹고 싶어서 잘라야지! 하다가 영상을 찍게 된 거였다. 


 수박을 찍으려고 하는데 붉은 수박이 카메라 화면을 꽉 채웠다. 그 화면을 지켜보는데 수박이 탐스러워서 더욱 맛있어 보였고 그 자체만으로 웃겼다. 수박을 자르는 영상을 아직 편집하지 않고 있는데, 편집을 하면서 넣고 싶은 자막이 있다. 


"여름이 온다는 건, 더위가 온다는 말도 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여름만이 주는 시원함이 있다는 것이다. 더운 여름의 에어컨 밑에서 부는 바람에  감사하게 되는 것, 달콤한 수박 하나 크게 베어 물고 웃는 모습에 즐거워하는 것. 그러한 것들이 나에게는 여름이 주는 선물이다."


수필과 같은 브이로그도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이로그를 시청할 때면 '나는 저렇게 감성 있게 글을 쓰지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문 드문 든다. 나쁜 의미가 아닌 조용히 말을 건네는 것과 같은 느낌의 글들이 마음에 들었을 뿐이다. 



수채화로 그림을 그리는 삶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이 펜으로 드로잉 하는 것 같다면 영상을 만들고 편집을 하는 건 수채화로 그림을 그리는 것만 같다.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말인데, 펜과 수채화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펜이 가지는 특유의 장점과 특별함도 좋지만, 나에게 있어서 수채화는 미지의 세계와도 같다. 그렇게 말하면 단번에 이해가 될 것만 같아 한 비유이다. 


 삶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시간을 가진 사람이 비단 유튜버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뿐이겠는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도,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는 청년도 모두 삶을 영상으로 담는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영상을 기록하는 건 특별에 가까운 행위이다. 매일 펜을 들던 사람이, 물감을 쓰는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영상 촬영과 편집을 하고 있을 때는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곳을 떠나는 여행처럼, 영상도 나에게는 그런 존재다. 영상을 지금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브이로그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모두 기획하고, 자막도 에세이처럼 작성하기에 조금은 '짜고 치는 고스톱'같을 때가 있으나 그거 나름대로 매력이 존재한다고 본다. 


 글을 쓰는 매력처럼 영상에도 있는 이 매력이 좋아지는 건 다양한 삶의 추구라 생각한다. 매일이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 속이 다 다르듯이 영상도 다르기에,


  오늘은 영상을 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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