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부탁해 고군분투기_9
밤톨이에게 저녁과 간식을 줘야 하는데 살림에 익숙한 사람은 아닌지라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사실 요리는 일주일에 한 번 아기 반찬을 시키기도 해서 크게 힘들건 없었습니다.
밥을 먹고 간식시간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예쁜 그릇에 간식을 담는다던가 밤톨이의 호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종종 발견하곤 했습니다. 언니가 퇴근하고 오면 내가 만든 간식도 자랑하고 같이 먹으면서 추억거리를 만들어가니 일석이조였습니다. 한 번은 바삭바삭한 순살치킨, 다른 날은 소떡소떡, 다른 날은 과일 요구르트 등 다양한 류의 간식을 선보였습니다.
소떡소떡을 해준 어느 날, 밤톨이의 표정에서 찐 행복을 발견하곤, 꼬치에 꽂힌 소시지와 떡을 재밌어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심코 딸기를 씻어서 주려던 날이었는데, 딸기를 젓가락에 꽂아서 딸기 꼬치라며 준 적이 있었습니다. 딸기를 깨끗이 씻어서 10초 정도 걸려서 만든 간식이었는데도 밤톨이는 딸기 꼬치를 보며 너무 재밌어했습니다. 딸기 꼬치를 받아 들고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거실로 휭 달아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