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부탁해 고군분투기_8
내가 인스타를 종종 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귀여운 것, 재밌는 것, 신기한 것 모조리 찍고 보는 성향입니다.
그러다 밤톨이를 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드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밤톨이가 정말 어릴 때 봐주시던 이모님이었는데 그동안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해 언니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모님이 투박하게 찍은 사진이기에 화질이 좋거나 엄청난 기술로 찍은 사진은 아니었지만, 감동적인 선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린아이 밤톨이 육아 사진 앨범은 지금 봐도 참 재밌는 추억거리로 남아있습니다.
유독 밤톨이랑 집에 있을 때, 이렇게 귀여운 모습과 행동을 나만 봐도 되나 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언니랑 형부도 엄마 아빠로서 얼마나 같이 있고 싶을까 하는 마음도 스리슬쩍 느끼기도 했고요.
특히 사진으로 밤톨이를 남기는 일은 저에게 너무나도 기초적이고 본능적인 일이었기에 밤톨이의 일상과 많은 사건 사고를 담고 밤톨이 엄마 아빠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일은 하나도 귀찮지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주방에서 조리를 하고 있는데 이럴 땐, 밤톨이를 잘 보이는 곳에 앉혀두고 함께 이야기하며 할 일을 하곤 했습니다. 갑자기 밤톨이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카메라를 켜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밤톨이가 기침을 하더니 꽉 막혀있던 콧물 덩어리가 주르륵하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밤톨이의 당황한 얼굴도 웃기고, 콧물이 무슨 만화처럼 길게 늘어질 수 있나 놀래며 한참을 깔깔대고 웃었습니다. 이렇게 찍다 보면 우연히 재미난 영상을 건지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밤톨이의 모습을 보내고 반응을 살피는 일에 재미 들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