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출근 날.
팀장님이 잠깐 미팅하자며 불렀다.
회의실에 회사 분들이 동그랗게 모여 있는데
잘 다녀오라며 나에게 박수를 쳐주셨다.
가운데엔 예쁜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미팅은 페이크였다.
비장한 아침을 맞았다.
드디어 입원하는 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내가 가는 병원은 간호통합 병동으로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는 곳이다.
혼자 간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은 걱정하고 당황했다.
인터넷을 뒤지며 준비했던
조촐한 짐을 다시 한번 바라봤다.
목을 젖히지 못하니 꺾이는 빨대 챙겼고
침대에서 쓸 베개도 챙겼고
'이제 됐다. 가자 ‘
입원은 난생처음이다.
조그마한 캐리어를 들고 병원에 도착했다.
배정받은 6인실에 들어가서 어리둥절 서있었다.
간호사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아 팥님이신가요? 이쪽으로 오시면 되세요~"
침대와 작은 서랍장인 놓인 내 자리.
커튼으로 막으니 은근 아늑했다.
2인실을 할까 고민했지만
환자분들이 같은 병실에 있으니 외롭지도 않았다.
침대에 놓인 하얀 입원복을 입으니 조금 실감이 난다.
'나.. 드디어 수술하는구나'
자유로운 몸으로 병실을 탐방했다.
지하 식당부터 휴게실까지 꼼꼼히 봐놓았다.
그때였다.
친절하고 앳되보이는 간호사가
나를 부르며 내 침대 커튼을 열었다.
두 명의 간호사가 오셨다.
아까 나를 반겨주시던 앳되보이는 그 간호사였다.
"내일 수술이셔서 수액 주사를 놔드릴 거예요. 근데 이 주삿바늘이 좀 많이 커서 아프실 건데요.."
수술 바늘을 꽂아서 엄청 아프다고 한다.
혈관을 찾더니
왼 팔에 팍! 하고 무언가가 꽂혔다.
정말이지.
이 수술 바늘은 얼마나 크면 이렇게 아픈 걸까
참아보려는데
간호사가 말한다.
"아... 혈관이 터진 것 같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하..
너무 아팠다 정말로.
뒤에 서 있는 간호사가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본인이 오른쪽 팔에 놔주겠다고 했다.
아마 선배 간호사인 것 같다.
'제발 한 번만...'
여기서 또 안되면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다행히 두 번째에 꽂은 주사 바늘은
혈관이 터지지 않고 들어갔다.
얼마나 두꺼운지 팔을 굽혀도 불편하고
뻗어도 이상하다.
'이걸 꽂고 어떻게 잔단 말인가..'
바늘을 꽂으니 십분 전, 자유롭게 병원 탐방을 했던
내 모습이 참 순수해 보였다.
내일 수술은 몇 시에 하는지
몇 시에 끝날지 모르니 답답하다.
그래도 무사히 입원했으니 한 시름 놓인다.
왕 바늘을 꽂으며 입원 첫날 신고식을 마쳤다.
혼자 속으로 말을 걸며 잠에 들었다.
'내일 기다리던 수술 날이네. 힘내자'
'안 좋은 걸 떼어내는 거야. 걱정하지 마.’
‘난 더 좋아질 거야'
다음 날 새벽,
누군가 내 커튼을 확 제쳤다.
"팥님, 오늘 첫 번째 수술이십니다"
비몽사몽 눈을 비비니 의사 선생님이 보였다.
진짜 커요..바늘..
왕 바늘 사건은
이제 수술은 더이상 없게 하자라는
다짐을 갖게 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