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복덩맘 Jul 19. 2022

임산부 버킷리스트

임신 20주

문득, 아기가 태어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지금보다 더욱더 현저히 제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항상 내가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나라는 그 존재 자체라는 걸 기억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또 내가 무엇을 할 때 기쁜 사람인지를 늘 생각하며 나를 잃지 않기를 바라는 남편의 마음이다.


임신을 하면서부터도 신체적인 이유들로 활동에 많은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다시 코로나가 재유행 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출퇴근 이외의 외출은 조금 더 조심스럽게 되었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컨디션이 받쳐주지 않아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오래 걷거나 서있는 자세가 힘들어 신체적으로 어딘가에 구속이 되어있는 기분이 든다. 이대로 시간을 보내다가 우리 복덩이를 맞기에는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고 이에 따라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로 했다.




임산부 버킷리스트


1. 제주도 한달살이

: 나는 푸릇한 자연을 참 좋아한다. 나무와 풀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조용한 독채펜션에서 한달살이를 하면서 지내보고 싶다. 아마 우리의 연차와 휴가가 허락하지 않아서 실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자연을 만끽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곳에서 마음껏 뒹굴거리며 읽고 싶은 책도 읽고 남편과 이야기하면서 지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2. 공방에서 원데이 클래스 하기

: 플라워 클래스나 도자기 클래스나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클래스를 해보고 싶다. 요새는 마크라메도 예쁜 것 같다. 내손은 똥 손이지만.. 클래스에서 같이하면 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왠지 내가 무언가에 집중하는 그 시간을 배속의 복덩이도 좋아할 것 같다.


3. 예쁜 카페 다니기/맛집 탐방하기

: 나의 기준에서 예쁜 카페란, 숲 속에 온듯한 푸릇한 느낌, 그리고 편안하고 고즈넉한 느낌의 카페이다. 그래서 한옥카페들이나 마당이 있는 초록 초록한 느낌의 카페들을 좋아한다. 남은 기간 남편이랑 예쁜 카페 많이 다니고 싶다. 그리고 행복 중추를 자극하는 맛있는 맛집에 많이 다니고 싶다.


4. 기도회 가기

: 나는 교회를 다니는데, 내가 좋아하는 기도회가 매년 11월에 있다. 11월 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진행되는데, 출산예정일이 12월 초이다 보니 만삭일 때이지만 이 기도회에 전참해 보고 싶다. 태중에서 우리 복덩이가 은혜를 같이 많이 받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5. 친구들 만나기

: 오랜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함께 이야기도 많이 하며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이가 태어나면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데.. 지금이 가장 여유롭게 이야기하며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6. 여행 가기

: 다행히 남편과 성향이 비슷한 부분인데 어딘가를 다니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20주까지는 각종 컨디션으로 인해 많이 다니진 못했지만 컨디션이 허락하는 한 많이 여행 다니고 새로운 것을 많이 보고 싶다.


7. 동화책 쓰기

: 태어날 복덩이를 위해 동화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복덩이가 동화책을 읽고 예쁜 마음으로 예쁜 성품을 가지고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버킷리스트를 써 내려가다 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어 좋은 것 같다. 임산부 분들에게 한 번쯤 이렇게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추천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ISFP아내와 ENTJ남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