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스로 참 많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임산부 당사자가 힘든 건 물론이고 옆에 있는 배우자도 그 짐을 함께하려 애쓰기에 나와 마찬가지로 역시 힘든 여정이었을 것 같다.
임신 초기의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입덧을 지나 임신 중기의 각종 피 비침이나 다리 저림 등의 이벤트를 지나 숨이 헐떡거리고 소화는 안되고 몸은 천근만근인 임신 후기 막달 10개월을 드디어 맞이했다. 정말 감사한 손길들이 많아서 많이 감사하며 웃고 또 너무나도 힘들어서 많이 울었던 임신기간이었던 것 같다.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 탓인지 나도 모르는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 파게 상처가 되기도 했고 또 가슴 아플 정도로 서운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것이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 강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때때로 임신을 하고 나서 내가 이렇게 속이 좁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었다.
나는 아이를 낳은 후에라도 임산부에게 '배속에 있을 때가 편해~~'라는 말은 하지 못할 것 같다. 누구든 지금 본인이 처한 힘듬이 가장 크게 와닿을 테니 그런 말은 전혀 임산부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육아가 더 힘들다는 사람도 출산이 더 힘들다는 사람도 임신이 더 힘들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 다 그것을 일반화시킬 순 없는 것 같다. 임신만을 겪어본 내겐 지금은 임신이 가장 힘겨운 관문이 아닐까 싶다. 임신 막달인 임신 38주. 밥 먹고 숨 쉬고 일어나고 걷는 것조차 무겁고 힘겨워져 "이제는 제발 임신 그만할래"를 외칠 정도로 간절히 출산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임신이 제일 편한 거야 라는 말이 무슨 위로가 될까 싶다.
그래도 참 감사한 건 임신기간 전체가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다. 난생처음 달성해보는 20kg이 불어난 몸무게도 난생처음 생긴 배의 붉게 갈라진 튼살도 허벅지의 셀룰라이트도 나를 우울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매일매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오늘도 우리 복덩이를 배속에서 품어줘서 고맙다고 아침저녁으로 말해주는 남편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아름다움이라는 걸 결혼 전에는 외모에서 찾으려 애썼던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자연스레 살이 불고 복덩이를 케어하기 위해 변화하는 몸과 얼굴은 겉으로 볼 때는 예쁜 모습은 아닐지 몰라도 엄마로서 성숙해가기 위해준비해 가는 몸과 마음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복덩이를 주신 것도 주님이고 낳게 하시는 힘을 주시는 것도 키우시는 것도 주님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 과정이 결코 외롭고 힘들지 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10개월이라는 여정 동안 몸은 참 힘들긴 했다 하하. 나의 D라인이 2주도 남지 않은 이 시점. 그동안 나의 임신기간 동안 옆에서 노력해준 우리 곰돌이 같은 묵묵한 남편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매번 처음 시작은 서툴지만 항상 노력해주는 우리 남편이 있어서 앞으로의 육아라는 여정도 무섭지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일상을 묵묵히 견뎌내고 감내하고 있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온 맘다해하고있는 우리의 모든 엄마 그리고 아빠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