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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복덩맘 Sep 29. 2023

한가위만 같아라

강원도 육아일기, 여덟 번째

이곳 강원도 인제에도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새벽녘과 해가 넘어간 뒤에는 얇은 경량패딩도 얼추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어제 방앗간에 맡긴 쌀로 만든 가래떡 두 박스도 가져왔다. 불에 살짝 구워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이름하여 겉바속촉한 가래떡이 식간 간식으로 제격이다. 가래떡을 먹으며 바라보는 풍경은 비가 한바탕 내린 뒤 점점 구름이 걷혀 구름사이사이 빛이 새어 나오는 싱그러운 하늘이다.      

서울에서 새 언니네와 남편도 내려왔다. 드디어 완전체다. 점심으로는 강원도 명물 막국수와 수육을 먹으러 간다. 매번 강원도에 올 때마다 먹던 새콤달콤 시원한 막국수를 한 그릇 다 먹으니 다시금 강원도에 온 것이 실감 난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모두 함께 인제의 산자락에 있는 카페를 가기로 했다. 카페에서 각자 취향대로 아메리카노, 라테, 아포가토, 유자차를 한잔씩 하고 난 뒤엔 소화를 시킬 겸 산책에 나섰다. 아빠품에 안겨 높은 곳에서 인제의 산자락을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에 호기심이 서려 있다. 높은 산에 둘러 쌓인 풍경은 도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가슴이 뻥 뚫리는 절경이다. 선선한 강원도 산자락 아래 가족들과 두 손 꼭 잡고 걷는 그 길이 어느 때보다 평화롭다.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도 어른도 모두 평화로운 낮잠에 들어간다. 역시 집에서 밥을 먹지 않을 때엔 설거지 걱정 없이 바로 잠에 들 수 있는 이 시간이 가장 좋다. 저녁이 되니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니 또 나름 북적북적하다. 새 언니네가 사 온 소고기에 남편이 가져온 결혼기념일을 맞이한 케이크와 엄마가 준비한 갈비찜까지 더하니 한상 푸짐하다. 상쾌한 공기에 북적이는 가족까지 더하니 우리 아이의 표정이 더욱 맑아진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손길 하나하나를 더하고 있자니 참으로 행복한 추석이다.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이야기 꽃이 펴가는 사이 보름달이 둥그렇게 떠오른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은 감사한 매일이 되길 기도해 본다.   







✍️이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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