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우리나라 최고의 제약회사입니다. 유한양행에서 저소득층, 외국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대학원생들에게 두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학교 대학원에서 3명이 선정되었는데, 우리 연구실 Rana Sumabat 학생이 선정되어, 1천만 원의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Rana는 우리 연구실에서 석사 2학기차입니다. 내일 장학금 수여식을 위하여, 유한양행 본사에 가서 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아래는 제가 Rana를 위하여 쓴 추천서입니다.
본인에게도 추천서를 공개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유한양행과 이사진, 그리고 유일한 박사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선정을 해 주신 위원회 분들과 학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추천서 ----
(학생의 인성평가) RAÑA(이하 ‘라냐’)는 세종대학교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 식량작물육종연구실에 입학하여 두 학기 째 지도하고 있습니다. 라냐는 필리핀의 Central Luzon 지역의 농민 가정에서, 세 남매 중 맏딸로서, 책임감 있게 자라온 여성 청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10년 가까이 국제농업연구소인 ‘국제벼연구소(IRRI)’에서 근무하여, 많은 수의 필리핀 사람들과 업무를 해 보아서, 상대적으로 필리핀인을 잘 이해하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냐는 평균적인 필리핀인보다 훨씬 책임감 있고 성실한 학생임을 온라인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한국인 이외에도 중국인, 네팔인 등의 다양한 국적 소유자들이 있어, 의사소통에서 오해와 어려움이 종종 생기지만, 언제나 원만한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화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업무에서나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목표가 분명한 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라냐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인간 사랑, 나라 사랑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PhilRice라는 국가연구소는 필리핀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인 쌀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6년간 정식 연구사로 근무하면서, 모국이 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쌀을 수입하고 빈곤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성실하고 우수한 필리핀인을 IRRI 재직시절 종종 보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품성을 가진 라냐도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동량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의심치 않았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의 라냐는 늘 기대 이상으로 착실하고 진지하여, 주변 학생들의 신임을 얻고 있습니다.
(학생의 학업능력 평가) 라냐는 필리핀의 Central Luzon 주립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는데, 이 대학은 필리핀에서 가장 우수한 농업대학 중 하나입니다. PhilRice 본부가 근처에 있어서, 쌀 연구에 있어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어, 필리핀 식량 연구의 기둥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세종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첫 학기에 4.5 만점을 받아 기대에 부응하였습니다. 필리핀은 영어를 일상적으로 상용하여, 논문 계획도 본인이 주요 논문을 활용하여, 수준 있는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라냐는 평소에 기후변화가 식량 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고, 이에 대한 식량, 특히 쌀의 유전학과 품종개량(육종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비록 경제 수준이 높지 않지만, 국제기관과 공조로 매우 우수한 수준의 쌀 연구자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냐는 기후변화와 쌀에 관계된 연구를 차세대 식량 요구 중 하나인 ‘건강’과 연결하고자 합니다. 쌀은 매일 취식하는 것이므로, 부족한 기능성물질을 전달하는 데 매우 적합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개발한 ‘고 플라보노이드함량쌀’의 플라보노이드 함량에 주요 기후변화 요인인 건조와 해수면 상승에 따른 염해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라냐는 벌써 연구계획을 수립하였고, 이 벼 품종뿐만 아니라, 추가로 더 연구하고자 하는 대조 품종들, 유색미 등에 대하여 관심을 확장하고, 필리핀 고유의 쌀, 우리나라의 재래벼 등 다양한 유전자원을 통하여, 본인의 연구가 환경 및 유전자원 보존 및 활용, 그리고 우리 인간의 건강까지 다다를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단지 한 개의 품종과 씨앗이 만들어지는 데 멈추지 않고, 그의 과학적 연구방법론과 열정으로 필리핀의 중요한 자연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이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추천사유) 우리 세종대학교는 국제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외국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재직하던 국제기관과의 연고로 알게 된, 필리핀 7대 과학자로 선정된 Glenn Gregorio 박사가 소장인 SEARCA라는 기관을 방문하여, 세종대와 SEARCA 간 교육협정을 맺었습니다. SEARCA는 우수한 학생들을 엄격한 기준(연구기간, 소속기관, 영어실력)으로 선발하여, 우리 학교에 추천하고, 서류와 온라인으로 중복 심사하여 선발합니다.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 중에 라냐가 유독 눈에 띄었던 이유는 이미 우리 연구실에서 매우 뛰어난 업적(석사과정 2년 동안 SCI 3편 주저자)을 소유한 제 다른 학생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습니다. 라냐는 PhilRice 재직시절, 학사 신분으로, 두 개의 품종(NSIC Rc 684, NSIc Rc 686)의 공동개발자이며, “New Multiple Abiotic Stress Tolerant Rice Variety Developed from Combining Tissue Culture and Gamma Irradiation" 논문의 공저자였습니다. 농민의 자제로 태어나 필리핀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모국과 더 나아가 비슷한 입장의 인류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친구였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전남 해남의 농민기업과 협업을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논에 들어가 직접 조사하고 수확하고, 씨앗 하나하나를 분석해야 합니다. 진정한 농학자는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이를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 하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왜 한국은 가난을 극복하고,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높은 쌀생산량을 획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극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진정한 실사구시와 사랑을 품은 학생입니다.
저는 통일벼를 개발하신 허문회 교수님과 그 제자이면서 저의 은사이신 고희종 교수님 연구실 출신입니다. 우리나라는 허문회 교수님이 1960년대 후반부터 필리핀에 가서, 좋은 벼 종자를 확보하고 생산법을 개발하셨습니다. 그 덕에 우리나라는 정말 부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라냐는 그래서 우리 연구실에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필리핀을 위하여 함께 해 주고 나눠줄 때입니다. 라냐가 한국에서 좋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인류애를 함께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그래서 추천합니다. 다른 장학제도보다도 우연히 알게 된 ‘유한양행’의 장학금이기에, 라냐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 유일한 박사님의 뜻이 필리핀의 농민의 딸에게 전달되어, 필리핀, 그리고 식량 부족의 시대에 괴로운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부디 풍족한 시대를 누리길 바랍니다. 식량작물 연구자, 농학자는 아주 드뭅니다. 우리가 먹는 쌀밥이 원래는 아주 형편없는 것이었는데, 농학자들이 개량해서 만든 것을 아는 이도 드뭅니다. 그러나, 세상은 씨앗을 바꾸어서 번영이 시작됩니다. 저는 ‘라냐’라는 씨앗을 선정위원회에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20일
추천인: 진중현
세종대학교 스마트생명산업융합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