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qRUTGIsaNqo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다 온화한 얼굴이 되는 것 같다. 빵집 이름을 딴 이탈리아의 최고의 락그룹, Premiata Forneria Marconi!
이들이 남긴 '9월의 추상'은 듣다가 눈물이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나의 20-30대는 가슴을 일부러 차갑게 해야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냥 앞으로만 전진, 전진하면서 가던 때, 어느 가을에 '9월의 추상'을 듣고 눈물이 난다면, 아직 가슴이 데워질 수 있는 사람 이리라.
https://www.youtube.com/watch?v=DS76YKxiOKU&list=RDDS76YKxiOKU&index=1
음악이든 뭐든 열정이 사라져 버린 순간, 그 가치는 다 의미가 없을 것이다. 70년대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때만큼 열정적인 음악들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열정은 엄청난 새로운 시도, 그리고 때 묻지 않은 전방향으로 뛰쳐나가는 듯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월급이 들어오면, 교회 헌금 내듯이, 나라에 세금 내듯이, 음반을 구입한다. 오래간만에 향뮤직에 가보니, 오래전에 찜해놨던 이들의 새 앨범을 구했다. 멤버들은 나이들 지긋하게 든 중노인들이 되었다.
저녁에 위로를 받으려, 첫 번째 LP를 들었다. 아... 나이는 속일 수 없구나. 왜 프로그래시브나 아트록을 했던 사람들은 죄다 나이가 들면 Rush처럼 되는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좀 약간 마약 먹은 듯한 소리를 하는 Peter Hammil의 소리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YJkaRnOMit4
그의 목소리는 절절 끓는다. 90년대에 악마적인 음악의 아트록을 선보여 깜짝 놀라게 했던 Devil Doll의 Mr Doctor가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선율 따위는 던져 버리고 독백하듯, 그리고 무대에서 읊조리듯 하는 그의 노래는 차라리 우리의 '소리'에 가깝다.
https://www.youtube.com/watch?v=ZTzKGGHCFnA
그러다가, 아침에 일어나 상담하기로 한 학부생에게 바람맞고 나서, 다시 PFM의 두 번째 LP를 걸었다. 아! 그런데 역시 이들의 음악은 이탈리아어로 들어야 제맛이다! 영어로 불러서는 안 되는 거였어.
아 따뜻하고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종종 사운드를 올려준다. 그들이 한창때 방 한 구석에서 힘들게 구한 CD를 올려놓았던 팬이 이제는 중년에 접어들어 그들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사운드를 듣는다.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한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는 것을 입장을 바꿔서 상상해 보면 정말 가슴이 벅차게 된다. 좋은 음악은 나에게 항상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