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와 쌀 같이 뻔한 것을 연구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두 사람을 가로막고 있던 책꽂이를 치웠다. 공간이 좁다고.
"서로 얼굴을 보면 일에 방해되지 않아?"
그러면서도 내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마음에 편해지니, 이것도 좋겠다 싶었다.
어, 정말 책상에 앉아 있는데, 카페 기분이 제대로 나는 것 같기도 하고. GONG이라는 프랑스 재즈-아방가르드 음악을 틀었더니, 아내가 귀가 쫑긋해져서 일이 안된다고 웃는다.
1991년에 re-issue반을 샀는데, 음반에 무슨 음악이 있었는지, 그 분위기만 기억이 나는데, 사실 이 그룹은 어디서 들어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저것 'Gong'이네!
https://www.discogs.com/.../4430509-Gong-The-Mystery-And...
링크를 보면 알겠지만, 아마 세상에 등장한 가장 괴짜 같은 록그룹을 꼽자면, 이들과 Frank Zappa가 아닐까 한다.
https://namu.wiki/w/%ED%94%84%EB%9E%AD%ED%81%AC%20%EC%9E%90%ED%8C%8C
https://m.blog.naver.com/abdabs/221984374036
음반을 사려고 무모한 짓을 할 필요가 없다. 이들의 CD조차 3, 4만 원을 줘도 못 사는 지경이다. 음반계의 벤츠 정도는 된다(람보르기니, 뭐 마이바흐도 있으니, 그런 수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구하는 음반을 아무에게나 들려줘봤자 욕만 먹는다. 그래서, 이 음악이 들리는 사람은 구하려고 미쳐 헤맨다.
어떻게 이런 음악을 하게 되었을까?
연구도 집중을 해 들어가면 사람들이 '왜 그런 걸 고민해요? 왜 그런 실험을 해요?" 그런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실험과 연구가 더 재미있고, 과학자로 살아가는 느낌이 난다는 말이다.
'어디 당신이 이 연구의 의미나 알아?' 그런 뜻이다.
처음에는 실용성이 없네 답이 없네 뭐하냐 그러던 사람들이 이런 연구에서 뭐하나 기대도 않던 튄 국물 같은 성과물에 열광하기 시작하고, 연구의 의미를 이해하지도 못하던 것을 해석자/평론가들이 떠들기 시작하면, 적절하게 수여된 상과 함께 갑작스러운 관심이 몰린다.
그래서 세상에는 골동품과 유적이 나온다.
이런 현상은 소위 순수과학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불과 재작년만 해도 쌀과 벼를 연구하면서 서러움을 겪고 있었다. 우리가 충분히 먹고 있는 쌀과 벼, 그게 왜 연구대상이냐 했다.
작년부터 눈에 띄던 사람들의 관심이 이제는 핵심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젠 보통 사람들조차 '식량문제'를 거론한다. 그러다가 보니 벼와 쌀을 연구하는 자로서 조금 자부심도 느끼곤 그런다.
조금은 누려봐도 되지 않는가?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이 요동을 치고 변덕이 심한 것이다.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20272/blog-ce-biodiversity-food-farmer/
다시 GONG으로 돌아와서, 이런 음악을 하는 것이 이제 이해가 되니, 참 즐겁게 들린다. 이상하긴 해도 변태는 아니고, 또라이 같지만 사악하지 않다. 밝고 즐겁고 상상력이 넘친다.
어찌 되었든 오늘은 일요일 아침이고, 2022년의 4%가 지나갔다. 그렇게 어리바리 흘러가는 것이 세상이다. 그런데, 작년의 사진을 보면 까마득하다. 그게 인생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