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식량에 대한 단상 (1)
코로나19는 우리 모두를 SF의 세상에 던져 버렸다.
넷플릭스 시리즈인 '블랙미러'를 즐겨 봤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메타버스니, 온라인 세상이니,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 등을 다루는 것에 적잖이 충격도 받고 그랬다. 코로나19는 아마도 이러한 세상을 좀더 앞당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코로나19의 배경에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를 지목한다. 아마도 기후변화에 의하여 여러 미생물들의 분포와 기능 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거기에 숙주인 인간의 활동범위가 넓어지고, 인구수가 급증하기 때문에, 숙주인 바이러스나 미생물들이 그러한 새로운 환경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우리 인류는 그에 대처하기 급급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쩌면 이러한 대역병은 어느 한 면에 불과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읽어본 정도라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과거 100년간(1910년~2010년)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기온 상승에 대해, 기상청 자료로 분석을 해 봤더니, 기온 상승은 예외없이 뚜렷했는데, 연평균기온을 볼 때, 서울의 경우에 10.5도에서 12.5도로 2도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기온상승으로 인하여 다양한 위기가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 그 수준은 더 심해질 것이다. 요즘 워낙 많은 이야기가 다루어지고 있어서, 읽는 이들이 검색창에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올해만 해도 독일의 대홍수, 터키의 산불과 대홍수 등이 보고되었다. 우리나라도 매년 '전례없는' 가뭄과 홍수 등의 연속이다. 아마도 쌀은 3년 연속 흉년이 될 확률이 높다. 작년의 흉년으로 인하여 쌀생산량은 12.6%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https://www.nongmin.com/news/NEWS/POL/ETC/329117/view
이제는 쌀이 남아돈다는 이야기조차 못한다. "2020년산 쌀 생산량 공식 통계는 350만7000톤(정곡 기준)이었다. 전년도인 2019년 374만4000톤 대비 6.4% 감소한 물량이다. 연간 신곡 수요량이 380만톤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당장 30만톤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것이 다음 기사에 소개되어 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www.agrinet.co.kr)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903
쌀을 만드는 벼는 노지에서 기를 수 밖에 없다. 스마트팜은 쌀생산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벼는 씨앗을 맺어야 되는 식물인데, 생장기간이 잎채소보다 훨씬 길어서 도저히 에너지 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벼생산 시스템은 거의 완전 기계화되고, 기존의 생산체계가 잘 확립되어 있어서, 새로운 시스템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전받게 된다.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은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는 일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후변화 환경에서 쌀은 (1)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중립에 기여하면서, (2) 기후변화의 결과로 인한 기상 스트레스에 모두 적합한 체계에서 생산되어야만 하는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G7 회의에 초청될 만큼 국제적 역할도 커진 데다, 실제로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악당국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현제 세계 9위 정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지만, 탄소중립에 대한 목표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세계 1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며, 이것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과 무역에 큰 위협요소가 될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94542.html
남재작 박사가 이와 관련하여 보고한 바에 따르면, "농업 분야의 2018년 배출량은 우리나라 총배출량의 2.9%에 해당하는 2,120만 톤으로, 1990년 대비 1.0% 증가하였고, 벼재배 부문이 농업 분야 배출량의 29.7%, 농경지 토양 25.8%으로, 논이 농업부문의 55.5%를 차지한다"고 하였다.
그럼 첫번째로,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중립에 대하여, 쌀 품종개발자로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하여, 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소발자국을 많이 남기고, 토양내 유기물을 과다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화학비료를 절감하고, 토양내 탄소가스를 축적하게 하지 않도록 절수재배에 적합하며, 이와 같은 환경에서 우량한 뿌리 구조와 원활한 미생물 공생을 하는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
나는 벼 품종개발자로서, 결국 밭과 같은 상태에서 물을 아끼는 재배법에 맞아야 한다고 보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적인 질소와 인산 성분이 토양 내에 매우 부족한 상황이 된다. 근미래에는 밭 환경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쌀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환경에서 적응하는 벼를 개발하고자, 야생벼와 재래벼에서 관련된 중요한 인자를 연구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말라 있는 밭과 35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에서 벼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두번째로, 기후변화에 의한 스트레스에 강한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여야 한다. 기후변화의 효과로 고온, 건조, 해수면 상승에 의한 염분 피해, 홍수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국제벼연구소(IRRI)에서 Sub1이라는 유전자를 넣어서 홍수에 강한 벼를 만든 바 있으며, 이외에도 혹독한 환경에서 도움이 되는 유전자들을 발굴했다.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맞추어서 다양한 벼 품종을 새로 개발하여, 식량안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만, 기후변화의 속도가 기술발전의 속도를 훨씬 앞지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품종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 해 보고자 한다.
그런데,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리나라는 칼로리원인 식량을 대부분 수입한다. 75%에서 거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하여 전세계 식량안보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을 외국의 생산량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식량을 생산하기에도 땅값, 인건비, 자재비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입장이다. 방법은 오로지 기술개발과 원만한 국제관계와 협력으로서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