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자식을 위한 벼의 사랑

벼꽃이 피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네

by 진중현

벼꽃이 피는 것을 자세히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가끔 드나드는 농부의 발걸음만 있는 한적한 곳에, 그들이 있기에, 웬만한 관심이 없으면 보기 어렵다.


대낮에 따뜻한 햇살이 있고 바람이 솔솔 불면, 벼꽃은 만개한다. 꽃이 피는 굿을 차분히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든다.


새로운 벼 식물채를 만들기 위해, 수술의 약을 제거하는 것을 '제웅'이라고 하였는데, 엄마가 될 벼꽃에 아빠가 될 벼 꽃가루를 옮기는 과정을 '교배'라고 한다.


왼쪽 동영상은 교배를 할 때 어느 정도의 터치로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꽃가루는 워낙 작아 스마트폰 카메라로 안 잡히지만, 해가 좋고 맨눈으로도 확인이 된다. 터치를 하면 약의 색이 점점 흐려지고 하얗게 되는데, 꽃가루가 떨어진 것이다.


오른쪽은 벼꽃이 피는 영상이다. 차분히 기다려 보라. 영이 벌어지고, 약이 툭하고 나오는데, 그때 꽃가루가 떨어지면서, 자기 꽃의 암술머리에 꽃가루를 떨어뜨린다.


그래서, 이미 꽃이 핀 것은 자기 꽃가루로 수정이 완료된 것이라, 더 이상 다른 꽃가루가 들어와도 별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환경이 나쁘면 보통 수술이 먼저 스트레스를 받고, 꽃가루가 역할을 못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암술은 훨씬 건강하고 생명력이 좋아서 이럴 때에는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수정이 가능하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외부에서 오는 꽃가루는 당연히 유전자가 훌륭할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인 벼꽃은 앞으로의 환경에 더 강한 자손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이 좋을 때에는 자기 꽃가루를 받아 똑같이 잘 먹고 잘 살지만, 살기 어려워지면 외부의 우전자를 받아들이는 메커니즘, 어떤가, 놀랍지 않은가?


우리 사회도 벼의 사랑이야기에서 배울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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