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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지 Jun 27. 2020

마트 구경이 취미입니다.

제겐 마트가 놀이터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요즘 취미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마트-구경’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취미는 ‘시장 구경’이었습니다. 1년 정도 서울에서 지내면서 온갖 시장을 찾아다니고 굳이 식재료를 팔지 않는 곳이어도 찾아가 하루 반나절을 돌아보기가 일쑤였지요.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재료나 물건들은 물욕이 넘치던 저에게 보석 같은 존재였습니다. 가지고 싶지만 나에겐 필요하진 않은.. 한마디로 예쁜 쓰레기였죠. (아이러니하게도 보석에 대한 욕심은 미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구경을 하러 갈 때마다 항상 손에 무엇인가를 쥐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집 안에는 예쁜 재질의 종이, 독특한 모양의 펜, 사용하지도 않는 조리 기구과 식재료가 한가득입니다.


여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지역의 ‘시장’은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주로 어떤 것을 먹고 사는지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장소입니다. 대부분 다를 건 없지만 자세히 보면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식재료나 물건은 분명히 있거든요. 해외여행에서도 시장이나 마트 구경은 빠지지 않는 필수 코스입니다. 저의 취미는 낯선 환경에서 더 빛을 발합니다. 먼저 레이더망으로 샅샅이 훑은 다음 기억에 남는 식재료들을 몇 개 집어 숙소에서 먹거나, 소스 등 보관할 수 있는 건 제 캐리어에 넣어 집으로 가져옵니다. 물론 시도하면서 실패한 맛이 절반 이상이지만 그중 얻어걸리는 재료들이 분명 있거든요.


유럽에서 살게 되면서 시작된 마트 구경은 가장 1순위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품종의 과일과 채소,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우유와 치즈. 육고기들은 제 눈을 뒤집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지내면서 먹어보고 싶은 재료들을 무작정 구매해서 먹기는 한계가 있었고, 그런 욕구를 일주일에 적어도 3번 이상은 마트에 가서 구경하는 것으로 풀었습니다. (이제 핸드폰 앨범 사진에는 여행사진 대신 마트에서 찍은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덕분에 저의 지갑 속과 냉장고 안은 반비례적으로 텅 비워지고 채워졌습니다. 구경 갈 때마다 수많은 갈등 속에서 몇 개만 추리고 겨우 빠져나왔거든요. 그래도 저의 취미생활은 너무 즐겁습니다. 이제 저의 소소한 취미생활을 기록하면서 나누려고 합니다. 유럽의 마트에서는 어떤 것을 판매하고 그들은 어떤 음식을 먹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곳 ‘마트’ 안. 그곳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같이 마트 구경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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