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새별오름에서 일몰과 억새에 반하다.
바람이 길을 열고
억새가 그 길을 따라 춤춘다.
햇살은 금빛으로 번지고,
제주의 바다는 그 빛을 고요히 받아 안는다.
멀리 풍력발전기가 느릿하게 돌며
오름 위의 시간을 천천히 흔든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그 사이로
빛이, 바람이, 사람의 숨결이
하나의 장면이 되었다.
새별오름의 정상에 서면
세상은 빛의 층위로 나뉜다.
산의 실루엣,
바다의 반짝임,
그리고 마음의 고요.
모두가 잠시
멈춤을 배우는 시간이다.
내가 찾은 건
그저 억새밭 위의 노을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엔
조용한 위로가 함께 따라왔다.
제주 새별오름
바람이 노래하고,
빛이 쉼이 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