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풍경이 아니라 누군가의 오늘이 됩니다.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는 소리가 아니라 시간이고,
그 시간은 천천히 사람의 마음을 닳게 합니다.
이곳이 특별해진 이유는
BTS의 촬영지였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오래전부터 이 바다는
누군가의 첫 여행이었고,
누군가의 위로였고,
또 누군가의 다시 시작이었습니다.
능파대에서 바라보는
문암해변과
백도해변의 바다는
계절마다 표정이 다릅니다.
여름에는 푸른 숨을 내쉬고,
가을에는 깊은 빛으로 가라앉고,
겨울이 오면 설경 속에서 바다는 더 고요해집니다.
눈이 내린 날의 능파대는
말수가 줄어든 바다와
발자국 소리마저 삼켜버린 바위가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하는 풍경입니다.
그 침묵이 참 따뜻해서,
괜히 오래 서 있게 됩니다.
주변에 해물찜 냄새가 피어오르면
이곳은 다시 사람의 자리가 됩니다.
여행은 그렇게,
풍경에서 식탁으로,
식탁에서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고성은 늘 그렇습니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조용히 보물 같은 순간을 내어주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