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휴, 세계주류 마켓

by 원 시인

세계주류마켓|겨울밤, 한 잔의 이야기


겨울밤은
조용히 깊어집니다.

바람은 낮보다 차갑고,
거리는 낮보다 고요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한 잔을 떠올립니다.

따뜻한 위로처럼
천천히 목을 타고 내려가는 시간.


술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나는 곳

KakaoTalk_20260309_230515520_01.jpg

세계주류마켓은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나는 곳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술병들,
각기 다른 빛깔과 병 모양,
라벨에 적힌 낯선 언어.

그 안에는
각 나라의 기후와 역사,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겨울이 닮은 것들

KakaoTalk_20260309_230515520_05.jpg

겨울이라는 계절은
사색을 닮았습니다.

봄처럼 들뜨지 않고,
여름처럼 분주하지 않고,
가을처럼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차분합니다.

한 병 한 병을 바라보다 보면
술보다 먼저
시간이 보입니다.


춘천의 겨울이 도착하는 곳

KakaoTalk_20260309_230515520_04.jpg

춘천의 겨울은
강에서 시작해
시장까지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조용한 실내 공간에서
마무리됩니다.


밖은 차갑지만
안은 따뜻합니다.

빛은 낮지만
색은 깊습니다.


겨울은
서두르지 않는 계절입니다.

한 잔을 마시는 속도처럼,
천천히.

강을 걷고,
정원을 지나고,
골목과 시장을 거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춘천의 겨울은
차갑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깊을 뿐입니다.


원 시인의 ‘휴 한 줄’

겨울밤 한 잔은
술이 아니라
시간을 마시는 일이다.